사오정 시@뮤비
길들여진다는 것은 이미 죽어가고 있다 -대장사오정
더 이상 걸어갈 수 없는 낭떠러지에서
되돌아 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
더군다나 내가 걸어온 발자국을 다시 본다는 것이
무서웠다. 몸서리치도록
나를 괴롭히는 건
그 어떤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었다.
나를 사랑하는 건 나일 수밖에 없다.
다시는 너에게 요구하지 말자.
다시는 삶을 이야기하지 말자.
내 가슴에서 죽어 간
한 번도, 단 한번도 울부짖지 못한
가련한 파랑새에 대해
난 감당하기 어려운
쳐다보아서도 안 되는 꿈을 꾸고 있었다.
너를 기다리는 시간이
나를 더 어렵게 만든다.
다시는 말하지 말고
침묵하리
나를 유혹하고 손짓하는 신기루들이
지난 시간들이
되돌릴 수 없는 현실임을 인정하자.
새장에 길들여진 새는
푸른 하늘을 그리워해서는 안 된다.
길들여진다는 것은
이미 죽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