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 개회식 리허설 배 56척에 선수 싣고 센강 퍼레이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2024년 하계 올림픽의 개막식 리허설이 17일 센강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올림픽은 128년 역사상 최초로 스타디움이 아닌 야외, 그것도 강 위에서 배를 타고 하는 개회식으로 기록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개회식에는 배 94척이 5000여 선수를 싣고 파리 동쪽 ‘오스테를리츠’ 다리에서 출발, 서쪽의 예나 다리까지 총 6㎞에 걸쳐 수상 퍼레이드를 펼칠 예정이며, 30만명에 이르는 관람객은 센강 양쪽 강변과 다리 10여 개에 마련된 관람석에서 개회식을 지켜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리허설은 지난해 7월 이후 두 번째로, 개회식 중계 생방송을 위한 방송 테스트도 이뤄졌다. 개막 당일 각각의 배에 설치된 카메라 수백대에서 찍힌 영상이 5G(5세대) 무선통신과 위성 인터넷 등을 이용해 올림픽 방송 서비스(OBS) 센터로 잘 전송되는지 시험하는 것이다.
파리 올림픽 글로벌 파트너인 삼성전자도 리허설에 참여했다. 삼성전자는 선수단이 탑승하는 배에 ‘갤럭시 S24 울트라’ 스마트폰 200여 대를 설치, 선수들의 흥겨운 모습을 전 세계로 내보낼 예정이다. 삼성전자 측은 “한여름 야외에서 장시간 진행되는 개막식에도 고화질 영상이 끊김 없이 원활하게 촬영·전송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을 동원했다”며 “오늘 문제 없이 잘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원된 배들은 평소 모습 그대로였고, 대부분 텅 빈 채 운행돼 개막 당일 모습을 짐작하기 힘들었다. 리허설을 지켜보던 파리 시민 아망딘(29)씨는 “다소 실망스럽지만, 테러 위협 때문에 개막식이 실제로 센강에서 벌어질지도 확실치 않은 상황이라 조직위도 (실제처럼) 힘을 주기는 힘들었을 것 같다”고 했다.
파리는 앞서 1900년과 1924년 하계 올림픽을 열었다. 이후 100년 만에 세 번째 올림픽을 열게 되면서 영국 런던과 함께 세 번 올림픽을 치른 도시가 됐다. 하지만 파리 올림픽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다. 우선 테러 우려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 간 전쟁 발발 이후 유럽 곳곳에서 친(親)팔레스타인 시위가 벌어지고, 테러 시도도 적발되면서 프랑스 당국은 초긴장 상태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4월 “테러 위협이 있으면 센강 수상 개막식을 취소하고 ‘플랜B(대안)’를 찾겠다”고 선언했다.
프랑스 언론은 수영 경기가 벌어질 센강의 수질 악화, 사상 최악의 교통 대란, 바가지 물가 우려 등을 지적하는 기사도 쏟아내고 있다. 소셜 미디어에선 ‘올림픽에 오지 말라(Don’t come to Paris Olympics)’는 파리 시민들의 보이콧 캠페인도 벌어지고 있다. 이날 리허설 종료 직후 기자들을 만난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플랜B’는 없다. 올림픽 개막식은 센강에서 치러질 것”이라고 했다. 또 올림픽 비관론에 대해선 “우리는 사상 최고의 올림픽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올림픽 개막이 다가온 만큼, 이번 리허설은 실제와 비슷한 수준으로 치러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까지는 테러 위협 등 여러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파리 시민들과 올림픽 조직위는 열정적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세계적인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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