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가 흑인 리그(니그로 리그) 헌정 특별경기를 개최했다. MLB 사무국은 21일(한국시각)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햄의 릭우드 필드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정규시즌 경기를 열었다.
릭우드 필드는 미국 내 인종차별로 MLB에서 뛸 수 없었던 흑인들이 만든 흑인 리그의 버밍햄 블랙 배런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곳이다. 이 구장은 MLB에서 가장 오래된 펜웨이 파크, 리글리 필드보다 앞선 1910년 개장했다. 지난 19일 9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MLB의 사상 최고의 외야수 윌리 메이스가 프로 선수로서 첫 발을 내딛은 곳이기도 하다.
'홈런왕' 행크 에런과 흑인 최초로 MLB에 데뷔한 재키 로빈슨도 모두 흑인 리그 출신이다. 메이스는 고령 때문에 버밍햄에 갈 수 없다고 알린 뒤 특별경기 개최 이틀을 앞두고 세상을 떠났다. MLB 사무국은 지난해 6월 흑인 리그 헌정 특별경기를 릭우드 필드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흑인 리그를 기리는 경기답게 대기심을 포함한 심판 5명 전원이 모두 흑인으로 구성됐다. 심판조가 모두 흑인으로 구성된 것은 MLB 사상 최초다. 역대 빅리그에서 정규심판으로 일한 흑인은 총 11명이다. 현재 활동 중인 흑인 심판 5명은 모두 이날 경기에 배정됐고, 1966년 MLB에서 흑인으로는 최초로 심판이 된 에밋 애시퍼드를 기념하는 패치를 부착했다.
이 경기의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뉴욕 양키스의 전설 데릭 지터가 켄 그리피 주니어, 배리 본즈와 메이스의 아들과 함께 나와 경기 시작을 알렸다. 또한, 흑인 리그 출신 중 99세로 가장 연장자인 빌 그리슨이 이날 경기 시구를 맡았다.
이날 경기에서는 세인트루이스가 샌프란시스코를 6-5로 꺾었다. 이번 경기를 통해 MLB는 흑인 리그의 역사와 그들의 공헌을 기리는 자리를 마련하였으며, 앞으로도 이와 같은 경기를 통해 다양한 문화와 역사적 가치를 존중하고 보존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