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벼락골', 그런데 감독 분노, 대체 왜?…"긴장 풀렸다, 템포 느려졌어"
파리 생제르맹(PSG)의 사령탑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의 선제 득점 때문에 선수들의 긴장이 풀렸다고 지적했다.
이강인의 선제골이 이른 시간 터진 탓에 PSG 선수들의 긴장이 풀렸고, 덩달아 경기 템포도 느슨해졌다는 게 엔리케 감독의 생각이었다.
엔리케 감독이 이끄는 프랑스의 거함 PSG는 17일(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르아브르에 위치한 스타드 오세안에서 열린 르아브르와의 2024-25시즌 프랑스 리그1 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이강인, 우스만 뎀벨레, 브래들리 바르콜라, 랑달 콜로 무아니의 연속골을 앞세워 4-1 대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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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흐름을 PSG로 가져온 선제골의 주인공은 이강인이었다. 엔리케 감독의 선택을 받아 4-3-3 전형에서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전반 3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포르투갈 출신 스트라이커 곤살루 하무스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이강인의 슈팅은 상대 수비를 맞고 굴절됐으나 상대 골망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강인의 시즌 1호골이자 이번 시즌 리그1 개막골이었다.
이강인은 정확히 경기 시작 후 2분 4초가 지난 시점에 상대 골망을 갈랐다. 축구통계매체 '옵타'에 따르면 이는 2009년 당시 올랭피크 마르세유에서 뛰고 있던 마마두 니앙이 터트린 개막골 이후 최단 시간 개막골 기록이다. 니앙이 보유한 기록은 그르노블과의 경기에서 1분 42초 만에 터트린 선제골이다.
이후 PSG는 하무스가 발목 부상으로 교체되고, 후반전 초반 오랜 기간 손흥민의 토트넘 홋스퍼 동료였던 위고 요리스의 동생 고티에 요리스에게 동점골을 내주는 등 위기를 맞았으나 이내 정신을 다잡고 이강인을 중심으로 반격을 노렸다.
선제골의 주인공 이강인은 후반 16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과감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번에는 골대에 맞고 나오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강인은 후반 26분 뎀벨레와 교체되어 나왔다.
한 수 아래의 팀인 르아브르를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펼치던 PSG는 후반 40분 뎀벨레의 헤더 결승골로 마침내 다시 리드를 가져왔다. 이어 1분 뒤에는 바르콜라의 추가골까지 터지며 르아브르와 격차를 벌렸고, 후반 45분 콜로 무아니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개막전부터 대량 득점과 함께 승리를 거뒀지만, PSG의 엔리케 감독은 큰 기쁨을 표하지 않았다. 엔리케 감독은 오히려 전반전 이른 시간에 이강인의 득점이 터진 탓에 팀의 긴장이 느슨해졌다고 평가하면서 선수들을 지적했다.
엔리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경쟁할 만한 리듬이 없어서 이상했다. 우리는 경기를 하려고 노력했지만 첫 득점을 빨리 넣어서 경기 템포가 느려졌다"며 "이런 잘못된 리듬을 갖고 경기를 할 수는 없다. 우리는 더 강렬하게 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해서 "선수들의 태도와 경기력에는 만족하지만 경기 중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많았다. 공을 쉽게 잃어버려서 상대에게 기회를 줬다"면서 "우리는 경기 마지막에 두 골을 더 넣을 수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엔리케 감독의 이야기와는 별개로 지난 시즌까지 공격진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킬리안 음바페가 떠난 이후 PSG의 득점 분포가 다양해졌다는 점은 꽤나 고무적이다. 이날 PSG는 이강인을 비롯해 뎀벨레, 바르콜라, 콜로 무아니가 연속으로 득점을 뽑아내며 음바페의 공백을 완벽하게 지웠다.
특히 프리시즌 기간 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엔리케 감독에게 인상을 남긴 이강인이 시즌 개막전부터 선발 출전해 득점했다는 것도 눈에 띈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차출로 인해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번 시즌에는 온전히 주전 자리를 찾는 데 집중할 수 있다. 개막전 득점포는 이강인의 주전 경쟁에도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이강인의 주전 경쟁력은 다음 주에 다시 평가될 예정이다. PSG는 24일 홈 개막전에서 몽펠리에를 파르크 데 프랭스(PSG의 홈구장)로 불러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