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 안세영에 배려 많았어"…'첫 금' 방수현 쓴소리 "본인만 힘든 게 아니야" [2024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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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방수현 MBC 해설위원이 최근 작심 발언을 해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안세영(22·삼성생명)에게 쓴소리를 날렸다.
지난 9일 일요신문은 방수현 해설위원과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배드민턴은 오래간만에 금메달을 수확했다. '한국 대드민턴 간판' 안세영이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허빙자오를 꺾고 대회 정상에 올랐다.
한국 배드민턴이 하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건 2008 베이징 대회 혼성 복식 이용대-이효정 이후 16년 만이다. 여자 단식 종목의 경우 1996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무려 28년 만에 차지한 금메달이다.
안세영이 금메달을 따자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축제 분위기가 됐지만 곧바로 이어진 안세영의 작심 발언으로 논란에 직면했다.
안세영은 결승전이 끝난 직후 "내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협회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 대표팀에게 많은 실망을 했다"라며 "저는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는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나중에 자세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힘들었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나는 계속 배드민턴 발전을 위해서 내 기록을 위해 계속 뛰고 싶지만 협회에서 어떻게 해주실지는 잘 모르겠다"며 "앞으로 저는 그냥 배드민턴만 할 수 있다면 어떤 상황도 다 견딜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안세영이 협회를 공개적으로 지적하면서 대한배드민턴협회는 각종 논란을 해명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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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임원진의 비지니스석 탑승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안세영의 작심 발언 이후 일부 언론들은 2018년 7월 중국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 참가할 때 감독과 선수들이 이코노미석에 탔는데 임원진은 전원 비즈니스석을 이용했다고 보도해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해 협회는 9일 보도자료를 내고 "임직원의 해외 출장 시 항공 이용관련 일부 언론을 통하여 잘못된 내용이 보도되어 이를 정정하고자 안내드린다"라며 "협회 임원의 항공 이용 관련, 현집행부 임기가 시작된 2021년부터 이번 올림픽까지 협회 임원 해외출장 시 BWF(세계배드민턴연맹) 등 국제기구의 항공권 제공의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이코노미를 이용했다"라고 전했다.
협회가 함께 첨부한 자료에 따르면 국제대회 참가시 단장과 임원이 비즈니스 좌석을 이용한 경우는 없었고, 정기총회나 이사회 등의 국제회의 참가시에는 국제기구 연맹의 지원을 받았을 경우에만 비즈니스 좌석을 이용했다. 비즈니스 이용 자체가 13번의 해외 출장 중 5명 밖에 없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선 선수와 지도자와 트레이너, 임원, 사무처 직원 등 선수단 56명 중 지도자와 참가 선수 몇 명만 개인 마일리지를 사용해 비지니스 좌석을 이용했다. 안세영 등 선수 4명은 소속팀의 지원을 받았다. 임원 11명은 전원 일반석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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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는 "하지만 이전 집행부 시기였던 2018년은 일부 임원이 국제대회 파견 시 비지니스석을 이용한 적이 있었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부회장급 이상 전원이 비지니스를 이용해 언론의 질타를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어 "부가적으로 현재 본 협회 여비 규정은 회장, 부회장은 비지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지만 현집행부 임기가 시작된 2021년부터는 임원의 일반석 이용으로 아낀 예산을 선수단 훈련비에 추가 사용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안세영의 작심 발언 이후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1996 애틀랜타 대회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방수현 해설위원이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일요신문에 따르면 방 해설위원은 인터뷰에서 "안세영이 힘들었을 거라고 짐작할 수 있는 건 2022년에 열렸어야 할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2023년에 열렸는데 결승에서 부상을 당했고, 제대로 회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국제대회 출전과 파리올림픽을 준비했다. 정말 쉽지 않은 과정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협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안세영한테 개인 트레이너를 허용했다"라며 "그만큼 안세영의 몸 상태 회복을 위해 많은 걸 배려한 걸로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표팀 선수로 뛴다는 게 얼마나 어렵나. 안세영만 힘든 게 아니다. 모든 선수들이 그런 환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뛴다"라며 "나도 어린 나이에 대표팀에 들어가 그 시간들을 다 겪었다. 대표팀을 누가 등 떠밀어서 들어간 게 아니지 않나"라고 전했다.
또 "안세영으로선 올림픽 금메달 획득 후 자신의 말에 힘이 실렸을 때 협회의 부조리나 대표팀의 선수 보호 문제를 터트리려고 했겠지만 그 발언으로 안세영을 도운 연습 파트너들, 감독, 코치들, 트레이너들의 수고가 간과된 것 같아 안타까웠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이런 상황을 세밀하게 살펴볼수록 협회가 안세영을 얼마나 특별 케어했는지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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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도 자신의 발언 이후 파리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동료들에게 향해야 하는 관심이 다른 곳으로 쏠린 점에 대해 미안한 심정을 드러냈다.
안세영은 지난 7일 귀구한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저의 발언으로 인해 축하와 영광을 마음껏 누리셔야 할 순간들이 해일처럼 모든 것을 덮어 버리게 됐다. 선수분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며 "나의 생각과 입장은 올림픽 경기가 끝나고 모든 선수들이 충분히 축하를 받은 후 말씀드리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방 해설위원도 "안세영의 인터뷰 내용을 지적하고 싶진 않다. 단 인터뷰하는 시기가 아쉬웠다"라며 "28년 만에 여자 단식에서 나온 올림픽 금메달을 축하하는 경사스러운 날에 기자회견장에서 작정하듯 폭탄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 인터뷰로 인해 올림픽에 출전하는 다른 선수들과 이슈들, 성적들이 묻혔다"라며 인터뷰 시기에 아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