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서 주장으로' 홍명보 감독, 런던서 캡틴 손흥민과 '1시간 독대'...해외파들 면담 후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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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주장 손흥민과 1시간가량 독대했다.
대한축구협회는 홍 감독이 현지 시간으로 19일 오후 영국 런던 모처에서 손흥민과 만나 1시간 정도 대화를 나눴다고 20일 밝혔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손흥민이 토요일(20일)에는 연습 경기가 있어 전날 오후(19일)에 만남이 이뤄졌다. 1시간 동안 단둘이서 대화를 나눴다.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는 향후 홍 감독이 직접 얘기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현재 외국인 코치 물색 차 유럽을 찾았다. 영어, 스페인어에 능통한 수행 직원 한 명과 동행하고 있으나 손흥민과 만났을 때는 이 직원을 물리고 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정확히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근 대표팀을 둘러싼 잡음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 만큼, 선수단 안팎으로 영향력이 큰 손흥민에게 중심을 잡아달라고 요청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경질 이후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은 논란의 연속이었다. 외국인 감독으로 무게가 기울던 선임 작업은 부족한 예산 등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며 방향을 잃었다. 3월과 6월 A매치 모두 황선홍, 김도훈이라는 국내파 임시 감독으로 치른 대표팀을 결국 돌고 돌아 K리그1 울산HD를 이끌던 홍 감독이 이끌기로 했다.
홍 감독은 지난 10일 광주FC전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어떻게 보면 내 축구인생의 마지막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었다. 한편으로는 예전에 실패를 했었던 과정과 그 이후의 일들을 생각하면 끔찍한 일이지만 반대로 다시 한 번 도전해보고싶다는 강한 승부욕이 생겼던 것도 사실이었다"라며 대표팀 감독직 수락 이유를 밝혔다.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어려운 시기가 2014년도 월드컵 끝나고였다. 끝난 후에 그 상황은 굉장히 힘든 상황이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가기 쉽지 않았다"라면서 "10년 전 국가대표 또는 축구인 홍명보의 삶의 무게를 그 때 내려놓을 수 있어서 홀가분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2월부터 내 이름이 내 의도와 상관없이 전강위 축구협회, 언론에 나올 때 정말로 괴로웠다. 뭔가 난도질 당하는 느낌이었고, 굉장히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고 그 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임생 위원장을 만나고 밤새 고민했다. 정말 긴 잠을 못자면서 생각한 건 날 버렸다는 거다. 이제 난 버렸다. 이제 한국 축구밖에 없다. 이게 팬들에게 가지 않겠다고 말한 것을 바꾼 이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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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대표팀 운영 방향에 대해서는 "우리는 팀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이 과연 어떤게 제일 중요하냐고 하면 그 재능을 어디 위에 올려놓느냐에 따라 많이 바뀔거라 생각한다 그 재능을 헌신이나 희생 위에 올려놓는다면 그 재능은 어마어마한 힘을 발휘할거라고 생각한다. 그 재능을 예를 들어 이기주의나 그런 것 위에 놓는다고 하면 그렇게 발휘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팀스포츠를 하면서 뼈저리게 느끼는 부분이다. 좋은 선수들도 많이 있지만 일단은 얼마나 신뢰관계를 쌓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선수들과의 신뢰관계를 쌓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논란 속 대표팀 감독에 부임한 홍 감독은 가장 먼저 자신을 보좌할 외국인 코치 2명을 선임하기 위해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 홍 감독은 출국 전 인터뷰에서 "지금 많은 분의 걱정과 기대, 충분히 이해는 하고 있습니다만 나는 내 인생의 마지막 도전에 많은 분들이 좀 응원해 주셨으면 감사하겠다”라고 응원을 부탁했다.
홍 감독은 이후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차례로 머물면서 외국인 코치 후보들과 면담했다. 피지컬 코치와 전술 코치를 한 명씩 선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뎐담을 마친 후에는 영국으로 건너가 손흥민과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홍 감독과 손흥민은 이미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감독과 선수로 함께한 경험이 있다. 홍 감독이 10년 만에 대표팀 감독으로 복귀하면서 당시 대표팀 막내였던 손흥민과 재회하게 됐다. 홍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뒤 선수와 면담한 건 손흥민이 처음이다. 과거 함께했던 손흥민과 만나 신뢰관계 회복을 우선했던 것으로 보인다.
20일에는 독일로 이동해 각각 대표팀 수비와 중원의 핵심인 김민재(뮌헨), 이재성(마인츠)을 만날 예정이다. 이어 세르비아로 가 츠르베나 즈베즈다에서 한솥밥을 먹는 황인범과 설영우를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감독은 유럽파 선수들과 면담을 진행한 뒤 다음주 중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정확한 귀국 날짜는 미정이다. 홍 감독의 현지 일정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