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2명이나 빠져나갔는데…왜 약해 보이지 않지? KT 특급 외국인 3명에게 430만 달러 투자했다
KT는 3일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와 총액 18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고 밝혔다. 올해 90만 달러에서 정확히 두 배 오른 조건으로 재계약 도장을 찍었다. 일본에서 두 팀,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의 한 팀에서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KT가 외국인 선수 최고 대우로 로하스를 잔류시켰다.
나도현 kt wiz 단장은 “로하스는 지난 시즌 대부분의 타격 지표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며 여전한 경쟁력을 보여줬다. 실력과 인성을 두루 갖춘 검증된 선수로 내년 시즌에도 팀 타선을 이끌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로하스도 자신의 SNS를 통해 “다음 시즌 KT 위즈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팬들에게 전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팬들 덕분에 2025년 시즌이 기다려진다. 돌아오는 시즌에는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수 있게 하겠다”고 재계약 소감을 밝혔다.
이로써 KT는 외국인 선수 3명 구성을 마쳤다. 지난달 29일 우완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와 총액 150만 달러에 재계약한 뒤 키움이 보류선수명단에 넣지 않아 시장에 나온 좌완 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신규 외국인 상한액 총액 100만 달러 전액 보장으로 영입했다.
3명의 선수에게 총액 430만 달러를 투자했다. 나란히 400만 달러씩 외국인 선수에게 쓴 SSG(기예르모 에레디아 180만 달러, 드류 앤더슨 120만 달러, 미치 화이트 100만 달러), LG(오스틴 딘 180만 달러,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130만 달러, 요니 치리노스 100만 달러)를 넘어 내년 계약을 마친 5개 구단 중 최고액이다.
KBO리그에서 가장 확실하게 검증된 외국인 선수들이란 점에서 투자 가치가 충분하다. 2019년부터 7년째 동행하게 된 쿠에바스와 2017년 처음 인연을 맺은 뒤 6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로하스는 KT와 함께 성장을 해왔다. 내년이면 둘 다 35세가 되지만 아직 에이징 커브 징후가 보이지 않는다.
쿠에바스는 올해 31경기(173⅓이닝) 7승12패 평균자책점 4.10 탈삼진 154개 기록했다. 유독 승운이 없고, 기복이 있긴 했지만 19번의 퀄리티 스타트로 꾸준함을 보였다. 4년 만에 돌아온 로하스는 144경기 타율 3할2푼9리(572타수 188안타) 32홈런 112타점 OPS .989로 변함없는 폭발력으로 KT 타선을 이끌었다.
여기에 헤이수스가 들어왔다. 웨스 벤자민과 재계약을 포기한 KT는 키움이 놓아준 헤이수스를 발 빠르게 데려왔다. 리빌딩 중인 키움은 팀 방향성을 이유로 ‘원투펀치’ 아리엘 후라도와 헤이수스를 모두 잡지 않았다. 올해 30경기(171⅓이닝) 13승11패 평균자책점 3.68 탈삼진 178개에 퀄리티 스타트를 20번이나 한 헤이수스는 리그 적응이 필요 없다.
KT는 올겨울 투타 핵심 선수 2명이 FA로 팀을 떠났다. 선발투수 엄상백과 주전 유격수 심우준 모두 한화로 FA 이적했다. 다른 팀이었으면 심각한 전력 유출로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지만 기본적으로 두꺼운 투수 뎁스를 바탕으로 전력의 빈곳을 빠르게 메웠다.
FA 시장이 열리기 전 불펜 필승조 김민을 SSG에 내주고 좌완 선발 오원석을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엄상백 이탈을 대비한 KT는 심우준이 떠나자 즉시 플랜B를 가동했다. 두산에서 FA 선언을 하고 나온 3루수 허경민을 4년 총액 40억원에 영입하며 내야 전력 약화를 막았다. 2루수 김상수가 유격수로, 3루수 황재균이 1루수로 이동하며 내야 판을 새로 짰다. 수비에선 심우준의 이탈이 아쉽지만 타격 면에선 허경민의 가세로 전력 상승 효과 기대된다.
FA 보상선수로 상무에 입대한 투수 한승주와 함께 외야수 장진혁을 뽑아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주전급으로 뛸 수 있는 4번째 외야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적절한 보상선수 지명이 이뤄졌다. 여기에 방출 선수로 LG에서 나온 우완 최동환을 영입하는 등 FA, 트레이드, 보상선수, 방출선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전력의 빈틈을 메웠다.
가장 중요한 외국인 선수 영입까지 검증된 전력들로 꽉 채우면서 내년 시즌에 KT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 FA 2명이 빠져나갔지만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팀으로서 위상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팔꿈치 수술과 재활에서 돌아온 소형준이 풀타임 시즌을 맞이하고, 6월에는 상무에서 배제성도 전역하는 등 선발진에서 전력 상승 요소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