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 ‘눈 폭탄’… 출퇴근 대란·사망 사고 속출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8시 기준 적설은 경기 용인 47.5㎝, 수원 43.0㎝, 군포 42.4㎝, 안양 40.7㎝, 서울 관악구 41.2㎝ 등으로 경기 남부와 서울 남부를 중심으로 성인 무릎 높이의 눈이 쌓였다. 수원은 전날 30㎝가량의 눈이 쌓인 상태에서 밤사이 눈이 더 내리면서 적설 43㎝를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서울기상관측소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를 기준으로 28.6㎝의 눈이 쌓였다. 1922년 3월24일의 31.0㎝, 1969년 1월31일의 30.0㎝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많은 양의 눈이 내린 것이다. 기상청은 같은 수치라도 최근 기록을 더 높은 순위에 두는데, 이에 따라 이번 폭설이 기존 3위였던 1969년 2월1일의 28.6㎝를 제치고 새로운 3위로 기록됐다.
11월 폭설에 시민들은 이틀 연속 출근길 혼잡에 시달렸다. 이날 오전 7시30분 서울 관악구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림역에서 만난 직장인 김민지(32)씨는 “어제 30분을 지각해서 오늘은 1시간 일찍 나왔는데, 오늘도 또 늦을 것 같다”면서 “사람이 너무 많아 지하철 2대를 그냥 보냈다”고 말했다. 특히 선로가 지상에 놓인 서울 지하철 1호선과 수인분당선은 극심한 지연을 겪었다. 수원역은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플랫폼에서 개찰구 밖까지 줄을 설 정도로 혼잡했다.
서울의 경우 도로에 쌓인 눈이 제설 등의 영향으로 비교적 빠르게 녹으며 교통 혼잡을 유발하진 않았지만, 수도권의 경우 차량 정체로 이어졌다. 직장인 A(27)씨는 “수원 광교에서 회사가 있는 매탄동으로 가는 셔틀버스가 평소엔 10분에 한 대씩 오는데, 1시간 동안 길 위에서 마냥 기다렸다”고 토로했다.
폭설로 인한 인명사고도 발생했다. 이날 경기 용인에서 60대가 집 앞에 쌓인 눈을 치우다 나무가 쓰러지면서 깔려 숨졌고, 강원 횡성에서도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해 축사 지붕이 무너져내리며 70대가 숨졌다. 서울 마포구 염리동과 공덕동, 성산동 일대 750가구에선 이날 오전 6시52분쯤 정전이 발생했고, 창천동에선 270가구에 수도 공급이 끊기기도 했다.
이날 서울 학교 36곳은 폭설로 학사 일정을 조정했다. 2곳은 휴업했고, 이 밖에 43곳이 등·하교 시간을 조정했다. 기상청은 29일 오후와 밤 사이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를 중심으로 1∼5㎝의 눈이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