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감독은 결단 내렸다 "3루수는 허경민, 황재균은 1루로 간다"
허경민이 와버렸다. 황재균까지 국가대표 출신 3루수 2명을 보유하게 됐다. 어떻게 교통 정리를 해야할까.
KT 위즈는 일본 와카야마에서 마무리 훈련을 진행중이다. 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이강철 감독은 일본에서 FA 소식을 들어야 했다.
13승 투수 엄상백과 전천후 유격수 심우준이 한화 이글스로 떠나버렸다. 하지만 두산 베어스의 '원클럽맨' 허경민을 데려와 급한 불을 껐다. KT는 4년 40억원의 조건에 허경민과 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교통 정리다. 허경민은 3루수다. 아마추어 시절 유격수였지만, 3루 수비만 한 지 오랜 세월이 흘렀다. 그런데 KT에는 황재균이라는 걸출한 3루수가 있다. 두 사람이 공존할 수는 없다. 이 감독의 선택이 필요하다.
와카야마 카미톤다 구장에서 만난 이 감독은 허경민의 합류를 반기면서도, 포지션 문제로 머리가 아프다고 토로했다. 일단 구상은 끝났다. 허경민이 3루수다. 이 감독은 "오래 전부터 생각해온 사안이다. 젊은 3루수를 키우려면, 재균이가 언젠가는 1루로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황재균은 올시즌 유독 수비에서 애를 먹는 경우가 많았다. 어쩔 수 없다. 황재균도 내년이면 38세다. 순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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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급이 있는 선수의 포지션을 바꿀 때는 감독이 직접 선수의 동의를 구하는 경우가 많다. 메이저리그, 국가대표 출신 황재균은 그런 대우를 받을만 한 선수다.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 김하성의 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김하성을 유격수로 보내기 위해, 천문학적 몸값의 스타 잰더 보가츠를 2루로 돌렸다. 그 과정에 마이크 실트 감독이 직접 보가츠의 고향 퀴라소 아루바를 찾아가기도 했었다. 이 감독도 "한국에 돌아가면 재균이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황재균은 그나마 낫다. 기존 1루수인 문상철, 오재일 등은 더 비상이다. 안그래도 경쟁이 힘들었는데, 황재균까지 1루에 들어오면 기회가 더 줄어들지 모른다. 이 감독은 "마무리 훈련에 온 문상철에게도 미안하다고, 경쟁을 또 해야할 것 같다고 얘기를 했다. 문상철은 '경쟁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씩씩하게 말하더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 감독은 이어 "그래서 강백호의 포수 출전도 늘 것이다. 강백호가 지명타자 자리만 지키고 있으면 다른 선수들이 뛸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용([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