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역대급 불펜 FA 시장서 아무 성과 없는 삼성, 이대로 보강 없이 빈 손으로 물러나나
올해 FA 시장엔 무려 10명의 불펜 투수가 쏟아져 나왔다. 그중 최대어는 단연 김원중(31)과 장현식(29)이었다. 김원중은 10일 원소속팀 롯데 자이언츠와 4년 총액 54억 원(보장 44억 원, 옵션 10억 원) 계약을 맺었고, 장현식은 4년 총액 52억 원 보장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LG 트윈스로 이적했다.
삼성은 지난해 스토브리그에서 김재윤(4년 총액 58억 원)과 임창민(2년 총액 8억 원)을 영입하며 약점이었던 불펜을 보강했다. 오승환과도 2년 총액 22억 원 계약을 맺으며 필승조 구축에만 총 88억 원을 투자했다.
어느 정도 효과는 있었다. 지난해 삼성의 팀 불펜 평균자책점(5.16)은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5점대를 기록하며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올해 리그 2위(4.97)로 개선됐다. 반면 롯데 자이언츠(27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팀 블론 세이브(25회)를 기록하며 불안감도 함께 노출했다.
오승환과 김재윤이 시즌 도중 부침을 겪은 것이 크게 작용했다. 오승환은 올해 전반기 리그에서 가장 먼저 20세이브 고지를 밟으며 삼성의 뒷문을 단단히 지켰으나 7월(9경기 1승 2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12.15)부터 급격한 내리막을 걸었다. 8월 2군에서 재조정의 시간을 가진 오승환은 복귀 후에도 구위를 회복하지 못하며 최종성적 58경기 3승 9패 27세이브 평균자책점 4.91로 시즌을 마감했다.
오승환의 부진으로 셋업맨과 마무리 자리를 오간 김재윤은 65경기 4승 8패 11세이브 25홀드 평균자책점 4.09의 성적을 거뒀다. 5월(12경기 5.84)과 7월(10경기 6.00), 9월(6경기 6.75)에 평균자책점이 폭등하며 기복있는 모습을 보였다.
정규시즌 필승조로 활약했던 임창민(60경기 2승 1패 1세이브 28홀드 평균자책점 3.98)과 김태훈(56경기 3승 2패 23홀드 평균자책점 3.96)은 가을야구에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특히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임창민(3경기 1⅔이닝 3실점)과 김태훈(3경기 2이닝 5실점 4자책)이 모두 흔들리며 불펜 싸움에서 완패했다.
삼성이 이번 시장에서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뒷문 보강이 필요한 삼성은 '불펜 최대어' 장현식의 유력 행선지 중 하나로 꼽혔다. 하지만 장현식은 결국 LG의 손을 잡았다.
이제 시장에 남은 불펜 자원은 임기영, 노경은, 이용찬(이상 B등급)과 김강률, 임정호, 문성현(이상 C등급)이 있다. 삼성은 필승조 보강을 위해 어중간한 자원 여럿보다 확실한 한 방을 원했으나 결국 대어급 영입에 실패했다. 남은 스토브리그에서도 삼성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면 내년에도 '한 살 더 많은' 김재윤, 오승환, 임창민으로 필승조를 꾸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