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에 몸무게 194㎏…어린 시절 '이것' 부작용 때문
생후 6개월 당시 과도한 항생제 투여 부작용으로, 10대에 치명적인 수준의 소아비만이 된 중국 여아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3일(현지시간) 중국 온라인 매체 '바스틸레'는 허난성에 거주하는 소녀 란란(12)의 사연을 보도했다. 란란은 생후 6~7개월 무렵 반년 동안 고열에 시달린 바 있는데, 당시 란란을 치료하기 위해 의사는 다량의 항생제를 처방했다. 그러나 이때 섭취한 항생제는 란란의 몸에 치명적인 부작용을 안겼다. 갑작스럽게 살이 찌기 시작한 것이다.
란란의 아버지는 매체에 "약 복용 이후로 딸의 몸무게가 불어나기 시작했다"라며 "지금 란란의 키는 150㎝인데, 몸무게는 194.4㎏"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딸의 식단 조절을 위해 온 가족이 노력했지만, 소용없었다"라고 토로했다. 현재 란란은 비만으로 인해 심장, 신장 기능이 저하된 상태이며, 걷기는커녕 숨을 쉬기 위해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야 한다.
란란의 모친은 "란란을 학교에 보내고 싶어도, 학교에선 사고 위험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딸을 받아주지 않는다"라며 "딸의 치료비를 위해 집까지 팔았다"고 전했다. 최근 란란은 호흡이 불안정해지면서 병원에 입원했다고 한다. 란란은 위를 절제해 한쪽을 묶은 뒤, 다른 한쪽을 소장과 연결해 음식이 위가 아닌 소장으로 우회하도록 하는 수술인 '위절제술'을 받게 될 예정이다.
한편 어린 시절 항생제를 과다 복용하면 란란처럼 소아비만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020년 박상민 서울대병원 교수팀이 관련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대사 : 임상과 실험'에 게재된 해당 연구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영유아건강검진을 받은 3만1733명을 대상으로 생후 24개월 이내 항생제 투여가 소아비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투여한 항생제 종류 수, 사용 기간, 최초 투여 나이 모두 소아비만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여한 항생제 종류가 많을수록 소아비만 위함이 높아졌으며, 또 항생제를 투여한 기간이 길수록 소아비만이 높아졌다. 180일 이상 항생제를 사용한 경우 30일 이내로 사용했을 때보다 비만 위험이 40%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초 항생제 투여 시기도 중요했다. 생후 6개월 이내 처음 항생제를 맞았다면 생후 18~24개월보다 비만 위험이 33% 더 높아졌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가 나온 원인을 '장내미생물균총'에서 찾았다. 장에 존재하는 미생물들이 항생제 때문에 손상을 입어 비만 확률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