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에 숨기고 은색으로 도금하고… 금값 기록적 상승에 금밀수 증가
부산지검 제공
기록적인 금값 상승으로 일본에서 올해 상반기 금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하고, 전시회에서 금제 전시품을 훔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0일 보도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올해 1∼6월 일본 세관이 적발한 금 밀수는 22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배 늘었다.
2023년 한 해 동안 발생한 218건을 넘어선 수치이기도 하다.
압수량은 937㎏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8.1배에 달한다.
닛케이는 금괴를 밀수하려던 한국인 2명이 관세법위반 혐의로 지난달 6일 체포되는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대만에서 출발한 비행기에 탑승한 한 명이 좌석 아래 숨겨둔 금괴를 또 다른 한 명이 일본 주부공항에서 가져가려 했다.
해당 비행기를 조사하던 세관 직원에 의해 발견된 금괴는 6㎏으로 양말 같은 것에 들어 있었다. 수법은 이밖에도 여러가지로 은색으로 도금을 하거나 액세서리 등으로 위장하기도 한다. 발바닥이나 속옷에 숨기는 사례도 있었다.
지난 4월에는 주오구의 한 전시회에 출품된 무거 380g의 순금 찻잔(판매가 1040만엔)이 도난을 당해 도쿄의 한 판매점에서 발견되는 사건까지 있었다.
닛케이는 “금밀수는 일본의 세법을 피해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해외에서 산 금을 들여올 때 세관에서 신고해 소비세를 내야한다. 밀수범들은 비과세 국가, 지역에서 산 금을 신고하지 않고 들여와 일본 내에서 유통할 때 소비세를 포함한 가격으로 팔아 이득을 챙긴다.
금 밀수 증가 배경에는 금값 증가가 있다. 국제지표인 미국 뉴욕선물에서 3월부터 오름세가 강해져 최고가를 잇달아 경신했다. 지난 18일에는 1트로이온스(약 31g) 당 2730달러(약 324만원)을 웃돌아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닛케이는 “밀수 증가는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제조사기관 세계금협회(WGC)의 추정에 따르면 지난 8월 금밀수액은 약 101억 달러(13조8000억원)으로 월단위 최고치였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