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변상일vs커제, LG배 패권 다툼
동갑내기 변상일vs커제, LG배 패권 다툼
내년 1월 결승3번기로 우승을 다투는 1997년생 동갑내기 변상일 9단(왼쪽)과 커제 9단. 그동안의 LG배 최고 성적은 한 차례씩 기록한 준우승.
각각 이지현ㆍ원성진 상대로 불계승
(신안=한창규 기자) 한국의 변상일 9단과 중국의 커제 9단이 스물아홉 번째 LG배의 패권을 다투게 됐다. 준우승만 한 차례씩 거둔 바 있는 두 기사 모두에게 LG배 첫 우승 도전이다.
2일 전남 신안군 증도면의 신안갯벌박물관에서 열린 제29회 LG배 조선일보기왕전 준결승에서 변상일 9단과 커제 9단이 각각 이지현 9단과 원성진 9단을 꺾고 결승에 올랐다.
한국랭킹 4위 변상일 9단(오른쪽)이 14위 이지현 9단에게 204수 만에 불계승을 거두고 LG배 결승에 2년 연속 올랐다. 상대전적 6승4패. |
변상일 9단과 커제 9단도 그랬고, 이지현 9단과 원성진 9단도 LG배 첫 우승을 향한 도전을 이어왔다. 변상일 9단은 이지현 9단과의 '형제대결'에서 204수 만의 불계승으로 한국에 약속된 결승 티켓을 가져갔다.
치열하게 흘러가던 국면은 중반 공방에서 이지현 9단에게서 몇 차례 실속 없는 수들이 나오면서 균형이 깨졌다. 그 후로는 변상일 9단의 페이스. 대국을 개시한 지 5시간 50분께 끝났다.
2017년 이후로는 LG배에서만 5번째 만남인 두 기사. 원성진 9단(오른쪽)이 커제 9단과의 준결승에서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었다. 상대전적 2승6패. |
변상일 9단은 전기 대회 준우승자. 상대전적에서도 6승4패로 우세를 지켰다. 이번 LG배에서 메이저 세계대회 최고 성적을 경신해 온 이지현 9단은 4강으로 마감했다. 랭킹은 변상일 9단이 4위, 이지현 9단이 14위.
원성진 9단은 역대 준우승자끼리 맞붙은 한ㆍ중 준결승에서 커제 9단에게 228수 만에 결승 티켓을 내주었다. 90수 부근까지 좋은 출발이었으나 공격하는 과정에서 상대를 편하게 안정시켜 준 대목이 결정적으로 좋지 않았다.
LG배의 제한시간은 3시간(초읽기 40초 5회). 원성진 9단은 마지막 초읽기에 몰리는 투혼을 보였다. 커제 9단이 남긴 시간은 35분 17초. 종국은 오후 3시 56분. |
집으로도, 시간으로도 부족한 원성진 9단이 반전의 실마리를 찾아가던 중에 커제 9단의 어이없는 수들로 절호의 역전 기회가 왔으나 순식간에 놓치고 말았다. 원성진은 커제보다 1시간 5분 먼저 초읽기에 들어갔다. 원성진은 본선 최고령, 커제와는 띠동갑의 나이 차가 난다.
원성진-커제는 이번이 8번째 대결. 백령배 준결승3번기로 시작해서 그 후로는 LG배에서 5연속 만남을 가졌다. 원성진 9단은 17회 LG배에서 준우승을, 커제 9단은 25회 LG배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상대전적은 2승6패로 벌어졌다.
한국 13명, 중국 6명, 일본 3명, 대만 2명으로 출발한 본선은 한국 1명과 중국 1명이 결승에 진출했다. |
1997년생 동갑내기가 벌이는 결승전은 내년 1월 20일부터 3번기로 펼쳐진다. 장소는 미정이다. 역대 전적에서는 변상일 9단이 커제 9단에게 좋지 않다. 2015년 첫 대결부터 5패를 당해 왔다. LG배에서도 20회 32강전, 25회 4강전에서 불계패했다.
LG배에서 한ㆍ중 결승은 3년 만이면서 9번째가 된다. 그동안의 결승 맞대결에서는 한국이 3회, 중국이 5회 승리했다. 1996년 창설한 LG배는 나라별로 한국 13회, 중국 12회, 일본 2회, 대만 1회 우승했다. 상금은 우승 3억원, 준우승 1억원.
8강전과 4강전이 열린 신안갯벌박물관. |
LG배의 나라별 우승 횟수는 한국 13회, 중국 12회, 일본 2회, 대만 1회다. |
지난 대회 준우승에 이어 2연속 결승 무대에 오른 변상일 9단. 올해 메이저 대회 전적은 7승4패. |
최고령으로 본선에 올라 4강 성적을 남긴 원성진 9단. 올해 메이저 대회 전적은 8승3패. |
이번 LG배에서 자신의 메이저 성적표를 경신한 이지현 9단. 올해 메이저 대회 전적은 3승1패. |
4년 만이면서 두 번째 LG배 결승에 진출한 커제 9단. 올해 메이저 대회 전적은 9승4패. |
"상대가 느슨하게 실속 없는 수를 두면서 조금씩 잘됐다. 결승에 올라가서 정말 기쁘다. 작년에는 졌었는데 이번에는 꼭 우승하고 싶다. 2년 연속 결승이라 인연이 있는 대회라고 생각한다. 상대전적에 대한 부담감은 없고 이번에는 이길 때가 되지 않았나 한다. 커제 9단은 까다로운 상대이고 승부욕이 강한 기사다. 잘 준비하겠다." (변상일 9단) |
"운 좋게 올라갔다. 마지막에 착각을 했는데 상대방이 초읽기에 몰려서 운 좋게 이기게 됐다. 결승 준비에 대한 생각은 아직은 없다. 사실 오기 전에는 결승에 올라갈지 생각지 못 했다. 변상일 9단은 강자 중의 한 명이다. AI 이해도가 높고 잘 둔다. 아주 까다롭다. 결승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커제 9단) |
한중전 스코어는 한국 기준으로 24강전 3승, 16강전 1승2패, 8강전 1승1패, 4강전 1패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