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잠깐 떠나있겠다" 김도영 깜짝 선언
"야구 잠깐 떠나있겠다" 김도영 깜짝 선언…40-40 위대한 도전자, 왜 리셋을 말했나
[스포티비뉴스=광주, 신원철 기자] KBO리그 2호, 국내선수 최초 40홈런-40도루가 끝내 무산된 뒤, KIA 타이거즈 김도영은 "야구를 잠깐 떠나있겠다"고 선언했다.
기록 달성에 실패한 실망감 때문은 아니었다. 지난 5경기에서 홈런을 노리는 스윙을 했는데도 담장을 넘는 타구가 나오지 않은 이유를 알았기 때문이다. 김도영은 KIA의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 전까지 주어진 사흘의 휴식을 온전히 야구선수 아닌 '김도영'에게 쓸 생각이다.
지난달 3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경기를 끝으로 정규시즌 일정을 모두 마친 김도영은 결국 40홈런-40도루까지 남아있던 2개의 홈런을 채우지 못했다. 4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고 세 차례 뜬공을 만들었지만 담장을 넘기지는 못했다. 다섯 차례 타석에 섰던 김도영은 8회 수비에서 교체되며 대기록 도전을 마무리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는 "일단 그동안 쌓였던 피로를 좀 털면서 친구들도 만나고, 야구를 잠깐 떠나있다가 다시 돌아오려고 한다. 몸을 초기화 해야한다. 후반기 들어서 기록 의식하면서 타석에서 변한 내 모습을 리셋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했던 대로"라고 말했다.
KIA는 1일부터 3일까지 휴가 아닌 휴가를 보내고 4일부터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에 들어간다. 김도영은 이 사흘의 휴식기 동안 야구와 완전히 떨어져 있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야구를 더 잘하기 위한 '비워내기'다. 김도영은 인터뷰에서 지난 다섯 경기 동안 많은 점을 느꼈다고 했다. 38호 홈런이 나온 뒤 홈런 행진이 멈춘 이유를 계속해서 찾고 있었고, 나름의 답을 찾았다. 그는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라 내가 하고 싶었던 것 다 하면서 즐기면서 했다"면서 "후회는 없다. 실투를 놓친 것도 많았지만 느낀 점 또한 많았다. 다음에 이런 경우가 오면 어떻게 할지 배운, 좋은 경험을 쌓은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홈런을 의식했을 때 나오는 나쁜 버릇이 뭔지 알았다는 것이 곧 소득이다. 김도영은 "자꾸 중견수 쪽으로 홈런이 나오니까 왼쪽으로 홈런을 치고 싶은 생각이 더 강해졌다. 홈런을 의식하지 않을 때는 가운데로 결대로 쳐서 홈런이 많았다. 당겨치려고 하다 보니까 작년의 안 좋은 버릇이 나온 것 같다. 그것 또한 배운 점이라고 생각한다. 또 한번 이 순간이 온다면 잘할 자신있다. 오늘도 우익수로 홈런이 나올 만한 공이 몇 번 있었는데 안 넘어갔다"고 말했다.
한편 김도영은 141경기에서 타율 0.347, 출루율 0.420, 장타율 0.648과 OPS 1.068을 기록하며 시즌을 마쳤다. 누적 성적은 38홈런 109타점 143득점이다. 볼넷 66개, 몸에 맞는 공 7개를 얻었고 삼진은 110번이었다.
40-40은 무산됐지만 아시아 신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도영은 2회 득점으로 시즌 143득점을 기록하면서 아시아 최다 타이기록을 세웠다. 1950년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 쇼치쿠 로빈스의 고즈루 마코토에 이어 74년 만에 나온 한 시즌 143득점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