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진, '돌부처' 이창호 돌려세우고 생애 첫 우승 감격
한종진, '돌부처' 돌려세우고 생애 첫 우승 감격
(MHN스포츠 엄민용 선임기자)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네요,'
한종진 9단이 입단 28년 만에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29일 울산시 중구 함월루에서 열린 '2024 울산광역시장배 프로시니어최강전' 결승에서 한 9단이 '돌부처' 이창호 9단을 상대로 292수 만에 흑 반집승을 거뒀다.
반집의 결과가 말해 주듯이 짜릿한 승부였다. 초반 흐름은 한종진 9단이 주도했다. 이어 중반까지 확실한 리드를 잡은 한 9단의 완승으로 끝나는 듯하던 바둑은 이 9단이 뒷심을 발휘하면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으로 빠져들었다. 이후 한동안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반집싸움이 이어지다 조금 더 정교한 끝내기를 보여준 한 9단이 결국 반집을 남기며 승부를 마쳤다.
한종진 9단(왼쪽)과 이창호 9단.(사진 한국기원 제공)
예선부터 출전한 한 9단은 16강전부터 조훈현·유창혁·서능욱 9단을 차례로 꺾고 결승에 올라 이 9단마저 꺾으며 대회 첫 출전에서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종국 후 열린 시상식에는 천정곤 울산바둑협회장과 양재호 한국기원 사무총장이 참석해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우승을 차지한 한 9단에게는 상금 2500만 원과 트로피가 전달됐으며, 준우승한 이 9단에게는 상금 1000만 원과 트로피가 주어졌다.
한종진 9단(오른쪽)과 이창호 9단이 대국을 벌이고 있다.(사진 한국기원 제공)
시상식 후 한 9단은 "평생 우승을 못 하나 보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첫 우승을 하게 돼 정말 기쁘다"며 "제자들을 비롯해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응원해 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MHN스포츠와의 문자 인터뷰에서는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며 "더 좋은 바둑을 보여주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도 밝혔다.
1996년 입단 후 두 차례 준우승을 기록했던 한 9단이 생애 첫 우승 기록을 쓴 반면 초대 우승에 이어 대회 2연패에 도전했던 이 9단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28일 개회식을 연 2024 울산광역시장배 전국바둑대회는 프로시니어최강전과 전국아마바둑대회로 나뉘어 치러졌다. 380명의 아마추어 선수가 출전했던 전국아마바둑대회는 28일 각 부문 우승자를 가렸으며, 28일과 29일 양일간 이어진 프로시니어최강전에서는 한 9단이 마지막에 웃으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 대회는 한국기원과 울산광역시바둑협회가 공동 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