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27)에게 2024년은 ‘최고의 해’라 할 만 하다. 파리올림픽 금메달에서 멈추지 않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3승을 거뒀다.

리디아 고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메인빌의 TPC 리버스 벤드(파72·6705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크로거 퀸 시티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7개를 쓸어 담아 9타를 줄였다. 4라운드 합계 23언더파 265타로 지노 티띠꾼(21·태국)을 5타 차로 제치고 역전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30만 달러(약 4억원)다.

올 시즌 개막전이었던 1월 힐튼 그랜드 배케이션스 챔피언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했던 리디아 고는 지난달 스코틀랜드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 AIG 여자오픈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 다시 우승하면서 올 시즌 3승째를 신고했다. 통산 22승.

리디아 고에겐 완벽한 2024년이다. 지난해엔 부진의 늪에 빠져 우승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지난달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까지 따내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홀로 5승을 휩쓸었던 2015년 못지않은 성적표다.

올해 1승을 거둔 유해란(23)은 마지막 날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3개로 5타를 줄여 합계 17언더파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LPGA 투어에 데뷔한 장효준(21)은 14언더파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리디아 고는 “유럽에서 믿을 수 없는 3주를 보낸 뒤 3주를 쉬고 나와 확신이 없었다. 그런데 우승을 차지하다니 정말 비현실적이다. 지난 몇 달 동안 동화 같은 일이 일어났다. 이제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년에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LPGA 투어 5개 메이저 대회 중 4개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을 뜻한다. 에비앙 챔피언십과 셰브론 챔피언십, AIG 여자오픈 우승 트로피를 수확한 리디아 고는 US여자오픈과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중 하나만 제패하면 꿈을 이룬다. 올림픽 금메달도 따냈기에 메이저 1승만 추가하면 박인비(36)의 뒤를 이어 골든 그랜드슬램을 확정한다.

한편 유럽과 미국을 차례로 정벌한 리디아 고는 26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에서 개막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총상금 15억원이 걸린 이 대회에는 박지영(28)과 배소현(31), 박현경(24), 이예원(21) 등 국내파 선수들이 총출동한다. 또 리디아 고와 함께 김효주(29), 이민지(28·호주), 패티 타와타나낏(25·태국) 등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골퍼들도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