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는 메이저리그에서 전례 없는 50홈런과 50도루, 즉 '50-50'에 가까워지고 있다. 특히 인상 깊은 것은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슬러거의 증표인 50홈런이다.
1920년, 베이브 루스가 54홈런을 기록하며 역사상 처음으로 50홈런을 달성했다. 그 이후 1994년까지 75년 동안 11명이 50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1995년부터 스테로이드 시대가 시작되면서 13년간 14명이 50홈런 이상을 기록하는 등 숫자가 급증했다.
2005년 불명예의 시대가 끝난 이후 2008년부터 올해 에런 저지(양키스)를 포함해 17년 동안 6명, 총 8명이 50홈런을 기록했다. 이를 합치면 메이저리그 역사상 총 31명, 49명이 50홈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오타니도 이 클럽에 합류하려 하고 있다.
반면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는 홈런과 달리 도루 수가 줄어들고 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동안 50도루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새로운 규칙인 '베이스 확대'의 도입으로 3명이 50도루 이상을 기록했다. 올해는 레즈삭스의 엘리 델라 크루즈가 오타니와 함께 이 기록을 달성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홈런 타자가 50도루 이상을 기록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물며 한 시즌에 50홈런 이상을 치고 50도루를 기록하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이는 긴 역사에서도 분명히 나타난다.
이제까지 연간 50홈런 이상을 기록한 선수 중 최다 도루 기록은 1955년 윌리 메이스(자이언츠)의 51홈런과 24도루, 2007년 알렉스 로드리게스(양키스)의 54홈런과 24도루이다. 역사상 최고의 만능 외야수로 불리는 메이스조차 '50-50'에는 미치지 못했다.
반면 스피드가 좋은 스타가 아무리 힘을 키워도 50도루와 동시에 50홈런을 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지금까지 연간 50도루 이상을 기록한 선수 중 최다 홈런 기록은 1987년 에릭 데이비스(레즈)의 37홈런과 50도루, 1990년 배리 본즈(파이리츠)의 33홈런과 52도루, 지난해 로날드 아쿠냐(브레이브스)의 41홈런과 73도루이다.
참고로 1992년 브래디 앤더슨(오리올스)은 21홈런과 53도루를 기록했고 1996년에는 50홈런과 21도루를 기록했다. 서로 다른 시즌에서 50홈런과 50도루를 기록했지만, 같은 해에 이 기록을 달성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웠다.
이처럼 홈런과 도루를 균형 있게 생산하고 파워와 스피드를 모두 갖춘 엘리트의 상징인 '30-30'은 물론 '40-40', 더 나아가 '50-50' 기록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6번째 '40-40' 기록은 극적인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달성되었다. 과연 전례 없는 '50-50'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이루어질지 그 역사적인 순간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