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과 대치' 김민재 "못하길 바라는 듯 야유 계속 들려…공격적인 의도 없었다" [현장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정현 기자) 홍명보 신임 감독을 맞은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중앙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경기 종료 후 관중석으로 다가가 대화를 나눴던 내용에 대해 말했다.
김민재는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 개최)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에 선배 김영권과 함께 중앙 수비수로 출전했다. 축구 대표팀은 객관적인 전력 우위인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FIFA 랭킹 96위에 불과한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10년 만에 국가대표팀 사령탑 복귀전을 치른 홍명보호는 전반부터 패스 미스와 수비 실책이 이어지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팔레스타인이 단단한 수비 이후 역습을 구사하면서 한국 수비진이 위기를 겪기도 했다.
김민재는 이날 풀타임 활약하면서 고군분투했고 일단 실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그는 패스 성공률 90%(104/116), 정확한 롱패스 성공률 64%(7/11), 볼 뺏김 1회, 태클 성공 0회, 클리어링 3회, 헤더 클리어 2회 리커버리 2회, 경합 성공 7회, 그 중 공중볼 경합 성공이 6회에 달했다.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 대한민국 김민재가 팔레스타인 아부 알리와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박지영 기자
다만 김민재는 승리하지 못한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경기 종료 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가 있는 관중석 쪽으로 다가가 무언가 말을 거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포착됐다. 손짓은 진정하라는 듯 두 손을 아래로 눌렀다.
김민재는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해당 상황에 대해 "(팬들이) 사실 심각하게 생각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선수들에게 응원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고 사실 저희가 시작부터 못 하지는 않았잖나. 지금 또 왜곡해서 내 SNS에 찾아오셔서 또 그런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시작부터 저희가 못하지 않았잖나"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못하기를 바라고 응원을 해주시는 부분들이 조금 아쉽고 해서 내가 그런 말씀을 드린 거고 내가 전혀 공격적으로 말씀드리거나 그런 게 아니라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었던 것 같다. 심각한 분위기나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생각하기 나름이니 받아들이시는 분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셨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이날 아쉬웠던 잔디 상태에 대해선 "잔디도 그렇지만, 경기의 일부분이고 변명하고 싶지 않다"라고 밝혔다.
경기 중 계속해서 들렸던 홍 감독을 향한 야유가 영향을 미쳤는지 묻자, 김민재는 "그런 걸로 변명하고 싶지 않고 그냥 나는 선수들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아쉬워서 (팬들에게) 말씀을 드렸었다"라고 설명했다.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 대한민국 김민재가 수비를 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
그러면서 "경기장에서는 저희가 시작하기 전에 그게 들리니까 아쉬워서 (경기 후에) 그렇게 말씀을 드렸던 거다"라고 재차 말했다.
이제 오만으로 향해 2차전을 준비하는 김민재는 "오늘 분위기가 안 좋은 와중에도 많은 팬들이 와주셔서 응원해 주셨는데 선수들도 그렇고 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내가 찾아간 것에 대해 안 좋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그렇게 생각하시면 되는데 전혀 그런 공격적인 의도가 없었다. 당연히 선수들이 잘 했었어야 했는데 안 좋은 경기력으로 그러지 못해서 죄송스럽고 다음 경기 꼭 잘해서 이기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