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산’의 신입 환경미화원은 ‘로봇개’
중국 산둥성 태산에서 쓰레기를 운반하는 로봇개. 태안일보 캡처 ©국민일보
중국 산둥성의 명산인 태산에 쓰레기 운반을 위한 4족보행 로봇개가 시험 투입됐다.
로봇개는 완전히 충전하면 4~6시간 동안 작동하며 최대 120㎏의 짐을 싣고 45도 이상의 경사를 오르내릴 수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태안일보 등에 따르면 태산문화여객집단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쓰레기 운반용 로봇개를 태산 정상 주변의 홍문, 중천문, 남천문 일대 등산로에 투입했다.
이 로봇개는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제작 업체인 위수과기에서 지난해 11월 발표한 ‘유니트리 B2 산업용 4족 로봇’이다. 지형 적응력과 안정성, 균형 능력이 뛰어나 미끄러운 곳이나 극한 지형에서도 안정적으로 전진할 수 있으며 나뭇더미나 40cm 높이의 장애물도 넘을 수 있다.
로봇개는 동행한 직원의 조작으로 작동하는데 “저는 위수과기에서 왔고 지금은 태산의 쓰레기 청소 도우미입니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마세요. 함께 노력해서 태산을 더욱 깨끗하게 만듭시다” 등 음성 안내도 내보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시험 결과 로봇개는 대부분의 항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보였지만, 쓰레기 탑재 상자가 너무 높고 쓰레기가 제대로 밀봉되지 않은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또 완만한 구간보다 가파른 구간에서 안정성이 떨어졌다. 태산문화여객집단은 단점들을 보완한 뒤 본격 투입을 검토할 방침이다.
중국 산둥성 태산에서 환경미화원들이 로봇개에 쓰레기를 싣고 있다. 태안일보 캡처 ©국민일보
태산 관광객과 누리꾼들은 “로봇개가 사람을 태울 수는 없냐”고 묻는 등 많은 관심을 보였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부부장도 SNS에 “로봇개가 웅장한 태산에서 운반자 역할을 한다: 인류를 위한 과학기술”이라는 글을 올려 누리꾼의 호응을 얻었다.
조선 중기의 문신 양사언의 시조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에 등장해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태산은 중국에서 인기 관광지다. 지난해 862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했고 총 2만4000t의 쓰레기가 발생했다. 하지만 지형과 등산로가 복잡한 데다 등산로와 우회로가 사람들로 붐벼 쓰레기 수거에 어려움을 겪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