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집 뒷마당에 집 짓고 살아요"…요즘 미국에서 유행이라는 '주거 형태'
최근 몇 년간 미국에서는 인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소위 ‘할머니 아파트(granny flats)’가 인기를 얻고 있다. 단독 주택 부지에 안에 짓는 별채와 같은 개념으로 일반적 주택보다는 작지만 입지가 좋고 건설 및 임대 비용이 저렴해 주거 비용이 높은 도심 지역에서 특히 호응도가 높다.
28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 보조 거주용 시설
(Accessory Dwelling Unit, ADU)이 인기다. ADU는 한마디로 말해 단독 주택 부지 안에 짓는 별채와 같은 개념으로, 일반적으로 주택보다 작지만 독립적으로 설계돼 거주, 수면, 요리 및 위생을 위한 완전한 시설을 구비하고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노인을 가족 구성원으로 두고 있는 가구들이 ADU를 선호한다.
ADU가 ‘시댁집(in-law units)’·'뒷마당 별장(backyard cottage)’·‘보조 주택(secondary units)’ 등 다양한 별칭 중에서도 ‘할머니 아파트’로 가장 많이 불리는 이유다.
돌봄이 필요한 노인 인구 증가가 ADU 인기의 큰 이유지만, 미국 도심의 주택 비용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ADU는 기존의 단독 주택 부지 안에 짓는 것이므로 새로운 땅을 확보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주택 부족 문제가 심각한 인구 밀집 지역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주거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ADU는 가족 구성원을 위한 주거 공간 외에도 재택근무를 위한 홈 오피스, 추가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임대 공간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빼놓을 수 없다.
ADU 건설 붐은 관련 법률이 완화되면서 시너지 효과가 커졌다.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많은 주와 자치구가 ADU 건설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관련 법률을 수정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는 ADU 허가 과정을 간소화하고 ADU 건설을 위한 수수료를 비롯해 규제 관련 각종 장애물을 줄이기 위해 여러 법률을 통과시켰다. 이와 같은 모든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ADU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ADU를 전문적으로 설계, 건설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마라(Samara)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의 공동 창업자인 조 게비아
(Joe Gebbia)와 플렉스(Flex)의 전(前) 최고경영자인 마이크 맥나마라(Mike McNamara)가 이끌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사마라는 최근 멕시코에 15만 평방피트 규모의 공장 운영을 시작하고, 내부 및 외부 마감재를 포함해 본격적인 모듈형 ADU 제조에 나섰다. 아보두는 ADU 허가부터 설치까지 모든 것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일반적으로 의뢰일로부터 약 9개월 이내 프로젝트를 완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좀 더 가성비가 좋은 모델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DIY(Do It Yourself) ADU도 있다. 미국 최대의 건축자재 판매업체인 홈디포에서는 DIY 모델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ADU를 판매하고 있다. 홈디포온라인 판매숍에서는 다양한 제조업체에서 선보이는 가지각색 DIY ADU를 검색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사양이나 가격 조건 등을 고려해 마음에 드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부동산 전문가 A씨는 인터뷰에서 “미국은 인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부족 문제가 심각한 바, ADU와 관련한 법 규정은 주택 소유주가 ADU를 더 쉽게 건설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함으로써 주택 재고를 늘리고 더 저렴한 주택 옵션을 제공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다. 이에 따라 ADU에 대한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