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성 위원장에 이어 위원들도 줄줄이 사의 표명…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1일 “금일 몇몇 전력강화위원들이 구두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면서 “아직 사표 수리는 안 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달 28일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돌연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그와 함께 차기 A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논의하던 위원들도 그만두겠단 뜻을 KFA에 전달한 것이다.
이날 위원 3명이 사의 표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직책을 내려놓으면서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갑작스럽게 감독 선임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2일 유럽으로 출국해 외국인 지도자 후보를 만날 계획이다. 어수선한 상황 속 A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머리 맞대고 최상의 결과를 도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과 함께했던 다수의 위원들이 빠져나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어찌 보면 예견된 일이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과 위원들은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이후 4개월 가득 채워 차기 감독 물색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외국인 감독 선임에 초점을 두고 제시 마시(캐나다 대표팀 부임), 헤수스 카사스(이라크 대표팀 잔류) 감독 등과 접촉했으나, 모두 놓쳤다.
3월에 이어 6월 A매치도 임시 감독으로 치른 뒤 ‘제로 베이스’에서 감독 선임 작업을 다시 시작한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사표를 던지기 전까지 최종 후보군을 꾸린 뒤 외국인 후보와 화상 면접까지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새 감독 선임이라는 가장 중요한 임무를 마치지 않고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수장’이 사라진 전력강화위원회에서 위원들이 정해성 위원장의 뒤를 이어 사의를 드러낸 것은 예상가능 했던 수순이다.
감독 선임 관련 뼈대 역할을 하던 전력강화위원회가 사실상 와해된 가운데, 이번 감독 선임 작업에 대한 신뢰도는 떨어진다. 과거 '클린스만 사태'처럼 소수의 KFA 고위 관계자 의중에 따라 결과가 나올 수 있단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걱정이 눈덩이처럼 커지기 전 작심발언이 나왔다. 과거 KFA 전무이사를 지녔던 홍명보 현 울산 HD 감독은 지난달 30일 국가대표팀 감독직 제의에 대해 거절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그러면서 홍 감독은 “클린스만을 뽑은 과정과 그 후 문제점을 통해 얼마나 학습돼 있느냐가 중요하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을 뒤에서 누가 얼마큼 지원해 줬나. KFA에서 아무도 (지원) 해주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혼자 고립됐다”며 “전력강화위원장과 감독은 바뀌는데 (KFA 내부는) 절대 바뀌지 않는다. 도와주는 건 협회 행정직원들의 몫이다. 경험상 고위급 행정 직원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절대 일이 되지 않는다”라고 목소리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