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조사 예고에…“그런 나라 없다” 축구협회 반발
문체부 조사 예고에…“그런 나라 없다” 축구협회 반발
대한축구협회의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두고 축구계 안팎의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직접 조사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축구협회는 반발하는 기색을 내비쳤다.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회장이나 임원의 자격을 심사할 수는 있어도 스포츠나 기술적인 부분을 (정부 기관이) 마음대로 할 수는 없다. 그렇게 하는 나라가 전 세계에 없다”고 16일 연합뉴스에 말했다.
협회의 입장은 국가협회의 독립성을 강조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정관과 닿아 있다. 각국 축구협회의 연합체인 FIFA는 산하 협회의 독립적인 운영을 중시해 정관에도 관련 조항을 여러 개 넣어뒀다.
정관 14조 1항에 ‘회원 협회는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제삼자의 간섭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을 뿐 아니라 아예 각 협회의 독립성을 규정하는 19조를 따로 뒀다. 15조에도 ‘정치적 중립’을 명시하며 각 협회가 ‘모든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FIFA는 이를 위반한 협회에 대해 자격정지 등의 징계를 내린다. 이를테면 2015년 쿠웨이트 정부가 자국 체육단체의 행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체육 관련 법률을 개정하자 FIFA는 쿠웨이트축구협회의 자격을 정지해 국제대회 출전권을 회수해 갔고, 이에 따라 쿠웨이트는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19 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 예선 잔여 경기를 몰수패 처리당했다.
축구계를 넘어 사회적 이슈로까지 번진 사태에 대해 축구협회가 FIFA 정관을 구실로 외부 감시와 견제를 회피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FIFA가 이번 사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주목된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공동취재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