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범호 만류에도 등판 자청' 정해영 부럽잖은 KIA 新 수호신
전날 32구를 던진 부담도, 야수들의 잇단 수비 실수도 이겨냈다. 호랑이 군단의 임시 마무리 전상현(28)이 든든하게 팀 승리를 지켜냈다.
KIA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LG와 원정에서 4 대 2로 이겼다. 기분 좋게 후반기 첫 시리즈를 싹쓸이했다.
경기 후반까지도 KIA의 낙승이 예상됐다. KIA는 1회초에만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안타와 김도영의 번트 안타, 상대 선발 임찬규의 야수 선택 등으로 3점을 선취했다. 8회초에는 최원준의 안타와 연속 도루로 1점을 더 보탰다.
여기에 선발 캠 알드레드가 6⅔이닝 9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이어진 장현식의 1⅓이닝 무실점 구원투까지 KIA는 8회까지 4 대 0으로 앞섰다.
하지만 9회말 분위기가 묘하게 흘렀다. 좌완 최지민이 등판해 볼넷과 안타를 맞고 무사 1, 2루를 자초했다.
그러자 KIA는 전상현을 급히 마운드에 올렸다. 전상현은 전날 9회말 등판해 2이닝 동안 32개의 공을 던지며 5 대 2 역전승을 이끌었던 터였다.
당초 경기 전 KIA 이범호 감독은 "전상현이 30개 넘게 공을 던져 어지간하면 오늘은 쉬게 하려고 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이어 "본인이 올스타전 휴식기 동안 4~5일 이상 쉬어서 괜찮다면서 오늘도 나갈 수 있다고 하더라"면서 "세이브 상황이면 투입하겠다"고 덧붙였다. 말이 씨가 된 모양새였다.
전상현은 문성주를 2루 병살타로 잡아내면서 믿음에 보답했다. 이어 오스틴 딘을 내야 땅볼로 유도하면서 경기를 끝내는 듯했다.
그러나 느린 타구에 마음이 급해진 3루수 김도영이 포구 실책을 범하면서 실점했다. 이어 문보경의 타구도 라이트에 들어가 좌익수 소크라테스가 낙구 지점을 놓치는 불운까지 따랐다. 잇딴 수비 실수에 흔들린 듯 전상현은 박동원에게 적시타를 맞고, 오지환을 볼넷으로 내보내 2사 만루에 몰렸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전상현은 구본혁을 슬라이더로 요리했다. 중견수 뜬공을 유도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마무리했다.
KIA 전상현이 11일 LG와 원정에서 4 대 2 승리를 지켜낸 뒤 포수 김태군과 악수하고 있다. KIA
전날 32구 승리에 이어 이날은 19구 세이브까지 따냈다. 경기 후 전상현은 "어제 2이닝 던지고 오늘 이틀 연속 등판이지만 힘들거나 하지 않다"면서 "팀이 필요한 순간에 언제든 등판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고 내 역할을 다 하고자 한다"고 듬직한 소감을 밝혔다.
이날 수비에 대해 전상현은 "실책은 경기의 일부고 언제든 나올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연연하지 않고 내 볼을 던지려고 한다"고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오늘도 마찬가지였고 타자와의 승부에 최대한 집중했다"면서 "강조했다.
전상현은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된 마무리 정해영의 공백을 메워주고 있다. 이에 전상현은 "정해영이 빠져 있는 상황에서 불펜 투수들 다같이 공백을 메우려 하고 있다"면서 "중요한 순간에 등판하는 만큼 경기 후반을 잘 막아내는 듬직한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