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는 어쩌다 '아마노 홍'이 됐는가...부메랑이 되는 과거 발언→울산에는 피눈물 섞인 배신감만이
많은 발언이 부메랑처럼 날아와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보도자료를 통해 홍명보 감독을 한국 축구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낙점했음을 발표했다. 이어서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는 8일 축구회관에서 진행된 브리핑을 통해 홍 감독 선임 과정을 공개했다.
하지만 특별한 발언은 없었다. 이임생 이사는 “축구협회가 마련한 게임 모델과 A대표팀-연령별 대표팀 연계를 고려했을 때 (외국인 후보들보다) 홍 감독님의 전술이 더 적합하다고 봤다. 홍 감독의 전술은 라볼피아나를 통해 백3를 만들어 상대 측면 뒷공간을 효율적으로 공략한다. 선수들의 장점을 살려 어택킹서드에서 기회 창출도 많이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임생 기술이사는 홍 감독의 장점을 나열하기 바쁠 뿐이었다. 그렇기에 분노한 팬들의 마음을 달랠 수는 없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임 감독을 경질한 뒤 새 감독을 무려 5개월 동안 찾아다녔다. 클린스만 때문에 무너진 한국 축구의 위상을 되돌려줄 외국인 감독을 집중적으로 탐색했다.
그러나 국내 팬들이 기대할 만한 소득을 얻지 못했고, 3월에는 황선홍, 6월에는 김도훈 감독에게 A대표팀 임시 지휘봉을 맡기며 시간을 벌었다. 그리고 결국 최종 선택은 홍 감독이었다. 축구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며 국내 감독을 낙점했다. 덕분에 대한축구협회는 현재 엄청난 비판을 받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비판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울산HD의 지휘봉을 잡고 정상적으로 시즌을 보내고 있던 현역 감독을 빼 온 그림이 됐다. 울산은 홍 감독의 지휘 아래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 상황도 아니고, 홍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팀을 떠난 것도 아니었다. 배의 선장이 납득되지 않는 이유와 함께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야말로 울산 입장에선 날벼락이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 홍 감독도 비판을 피할 수는 없었다. 어찌 됐든 홍 감독 역시 대한축구협회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고, 스스로 울산을 갑작스레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울산 팬들은 엄청난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과거의 발언 덕분에 홍 감독을 향한 배신감이 너무나 크다. 홍 감독은 대표팀의 새 감독 하마평에 오르자 꾸준히 “불편하다”라는 기색을 내비쳤던 바가 있다. 이러한 발언은 울산 팬들을 안심시키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더해 작년 1월 과거 울산에서 활약했던 아마노 준을 향한 저격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일본 국적의 미드필더인 아마노는 2022시즌 울산에서 임대 선수 신분으로 활약했다. 이어서 그다음 시즌 울산 잔류 여부를 두고 주목받는 사이, 그는 홀연히 울산의 우승 경쟁팀인 전북현대로 임대를 떠났다.
이에 홍 감독은 분노했다. 홍 감독은 “아마노가 울산 잔류를 약속했지만 어겼다”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곧바로 아마노 측은 홍 감독의 발언에 반발했지만, 울산은 이례적으로 아마노 이적 협상과 관련된 보도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이처럼 당시 두 사람 사이에 벌어진 진실 공방은 많은 주목을 받았다. 당연히 울산 팬들은 홍 감독의 발언을 적극 지지했다. 그런데 아마노에 배신감을 느꼈던 홍 감독이 울산에 배신감을 안긴 아이러니한 상황이 된 것이다. 이에 울산 팬들은 홍 감독을 아마노의 이름에 빗대어 ‘아마노 홍’이라는 조롱 섞인 별명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홍 감독은 아직까지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덕분에 울산 팬들의 속은 더욱 타들어 가고 있으며 그들에게 남아있는 것은 피눈물 섞인 배신감뿐이었다. 한때 K리그1 2년 연속 우승을 안겨주며 팬들에게 기쁨을 안긴 수장은 이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