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 한국, 소수정예로 金 13개 '역대급 성적'…17일간 열전 마침표
금 13개·은 9개·동 10개…한국, 종합 8위
48년 만에 최소 규모 선수단…총·칼·활 선전김우진·임시현 3관왕…오상욱 2관왕
대한민국 선수단이 2024 파리올림픽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내며 17일 간의 숨 가쁜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양궁 3관왕에 성공해 선수단 MVP에 등극한 임시현 선수(왼쪽)와 김우진 선수. /파리=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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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선수단이 2024 파리올림픽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내며 17일 간의 숨 가쁜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48년 만에 최소 규모, 구기 종목 부진 등으로 대한체육회조차도 금메달 5개와 종합순위 15위를 목표치로 내세웠지만 금메달 13개 등 총 32개의 메달을 따내며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한국 선수단은 11일(한국시간) '포스트 장미란' 박혜정이 여자 역도 여자 81㎏ 이상급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금메달 13개와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를 최종 기록했다. 종합 순위는 8위다.
박혜정이 1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6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역도 여자 81kg 이상급 경기에서 인상 3차 시기 131kg을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파리=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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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이번 대회에 22개 종목 144명의 선수를 파견했다. 1976 몬트리올 대회 이후 가장 작은 규모이지만 기록은 역대 최고에 버금간다. 2008 베이징 대회와 2012 런던 대회에서 세웠던 최다 금메달(13개) 타이기록을 수립했고 1988 서울 대회의 총 메달수 33개와는 1개 차이다.
당초 대한체육회는 금메달 5개와 종합순위 15위를 목표치로 설정한 바 있다. 양궁을 비롯해 사격, 펜싱, 태권도 등에서 선전하면서 목표치를 훌쩍 넘어섰다.
양궁에선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까지 5개 전 종목을 석권했다. 임시현과 남수현, 전훈영으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은 단체전에서 우승하면서 10연패라는 전무후무한 역사를 써냈고, 김우진, 이우석, 김제덕의 남자팀도 3연패를 달성했다.
김우진과 임시현은 개인전에 이어 혼성 단체전까지 호흡을 맞추며 각각 3관왕을 달성해 한국 선수단 최우수 선수(MVP)에 올랐다. 간판선수 김우진은 금메달만 5개로 한국 역대 올림픽 최다 금메달리스트라는 영광도 안게 됐다. 이번 대회 양궁에서만 금메달 5개와 은메달 1개(남수현), 동메달 1개(이우석)를 따내 7개의 메달을 기록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사격 국가대표팀이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남자 25m 권총속사 조영재, 여자 10m 공기권총 오예진, 김예지, 여자 10m 공기소총 반효진, 여자 25m 권총 양지인 선수.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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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에선 세 차례나 금빛 총성이 울렸다. 개막 첫날인 지난달 27일 박하준과 금지현이 혼성 공기소총 10m 경기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선수단에 첫 메달을 안겼다. 이어 공기권총 10m에서 오예진이 금메달을, 김예지가 은메달을 따내 나란히 시상대에 올랐다.
지난달 29일엔 대구체고에 재학 중인 고교생 명사수 반효진이 공기소총 10m 결선에서 우승했다. 사격에 입문한 지 3년도 되지 않았다는 반효진은 만 16세 10개월 18일의 나이로 금메달을 따내 역대 한국 하계 올림픽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라는 기록을 써냈다. 역대 하계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25m 권총에선 양지인이 금메달을, 25m 속사권총에선 조영재가 은메달을 따냈다. 역대 최고 성적이었던 2012 런던 대회의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의 기록을 넘어서며 사격은 한국 대표팀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오상욱은 구본길, 박상원, 도경동과 호흡을 맞춘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도 우승해 2관왕을 달성했다. /파리=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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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에서도 대표팀은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오상욱은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구본길, 박상원, 도경동과 호흡을 맞춘 사브르 남자 단체전에서도 우승해 2관왕을 달성했다.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단체전 3연패라는 쾌거도 이뤘다. 윤지수와 전하영, 최세빈, 전은혜로 구성된 여자 사브르 대표팀도 준결승에서 종주국 프랑스를 격파하고 은메달의 역사를 써냈다.
태권도에선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따내며 종주국의 위상을 지켰다. 장준을 꺾고 파리행 티켓을 따낸 박태준은 남자 58㎏급에서 시원한 금빛 발차기로 정상에 올랐다. 세계랭킹 24위였던 김유진은 여자 57㎏급에서 랭킹 1, 2위 선수를 차례대로 제압하며 감동의 드라마를 썼다. 여자 67㎏급의 이다빈도 값진 동메달을 안겼다.
박태준이 7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kg급 결승 아제르바이잔 가심 마고메도프와의 경기에서 상대 부상으로 기권승하며 금메달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파리=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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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에선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예상대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셔틀콕 여제'의 화려한 대관식을 치렀다. 안세영은 결승에서 허빙자오(중국·9위)를 꺾어 1996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단식 정상에 올랐다.
전통의 효자 종목이었던 유도도 부활의 신호탄을 울렸다.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5대손으로 할머니 유언에 따라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택한 허미미는 여자 57㎏급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김민종도 한국 유도 최중량급 선수로는 최초로 은메달을 따냈다. 김하윤도 무려 24년 만에 여자 유도 최중량급 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81㎏ 이준환에 이어 혼성 단체전에서도 동메달을 따냈다.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5대손으로 할머니 유언에 따라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택한 허미미는 여자 57㎏급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파리=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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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지는 12년 만에 한국 복싱에 올림픽 메달을 안겼다. 임애지는 여자 54㎏급에서 소중한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 여자 복싱 최초의 올림픽 메달이기도 하다. 수영의 김우민은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동메달을 따냈고, 근대5종의 성승민도 대회 마지막 날에 동메달을 따내며 아시아 여자 선수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라는 영광을 안았다. 탁구 신동으로 불렸던 신유빈은 임종훈과 출격한 혼합복식, 전지희·이은혜와 나선 여자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각각 따내며 2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파리올림픽 폐회식은 한국시간으로 12일 오전 4시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다. 한국 선수단 기수로는 태권도 박태준과 복싱 임애지가 나선다. 다음 2028 올림픽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다. 1984 대회 이후 44년 만에 같은 도시에서 열린다. 또 1996 애틀란타 대회 이후 32년 만에 미국에서 열리는 하계 올림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