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된 황제의 성 팝니다” 유적 줄줄이 경매 내놓은 나라, 왜?
이탈리아 나폴리 인근에 위치한 카푸아성. /CASERTANEWS
이탈리아 정부가 국가부채를 줄이기 위해 ‘카푸아성’ 등 유명 문화유적을 매각하기로 했다.
11일(현지시각)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남부 휴양도시 나폴리 인근의 카푸아성을 오는 11월 경매에 넘기기로 했다. 감정평가액은 2억4000만 유로(약 3594억원)지만, 실제 낙찰가는 이를 크게 웃돌 것으로 현지 매체들은 전망하고 있다.
카푸아성은 16세기 신성로마제국 황제인 카를 5세를 위해 만들어졌다. 군사 건축물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근처의 카세르타 왕궁이 주요 관광 명소가 된 것과 달리 수 세기 동안 방치됐었다. 현재는 이탈리아 국방부 소유다.
카푸아성 외에 나폴레옹 유배지로 유명한 엘바섬 등대도 매물로 나왔다. 피렌체·파도바·타란토 지역의 궁전, 별장, 군사 막사, 창고 등도 마찬가지로 경매에 오른다. 모두 공공건물 매각을 통해 국가부채 규모를 줄이겠다는 정부 계획에 따른 결정이다.
이탈리아의 국가부채는 작년 기준 4150조원에 달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은 137.3%로 유로존에서 그리스(160.3%)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재정적자는 GDP 대비 7.4%로 유럽연합(EU) 회원국 27곳 중 가장 크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5월 이탈리아에 구조개혁 등을 통해 국가부채를 줄이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에 이탈리아 정부는 2026년까지 현금 200억 유로(약 29조9000억원)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