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생활 원래 이런가요?” 고민 글에 달린 장문의 댓글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결혼 생활에 대한 회의감이 생긴 주부의 고민 글과 이에 대한 조언 댓글이 재조명되고 있다.
22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미혼은 알 수 없는 결혼 생활 현실'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여기엔 과거 네이트판에 게재된 '결혼 생활 원래 이런가요?'라는 글과 이에 관한 댓글 캡처본이 담겼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안녕하세요. 결혼한 지 3년 차 새댁입니다. 연애는 6년 정도 했고 지금은 200일가량 된 아기 키우며 평범하게 살고 있어요. 근데 신랑이랑 뭘 하는 게 없어요.
현재는 전업주부라 아기 보다가 신랑 퇴근하면 저녁 준비해서 같이 먹어요. 그동안에도 크게 대화하는 것도 없이 아기 돌보면서 밥 부랴부랴 먹고 나면 신랑은 아기 목욕, 저는 설거지 아기 젖병 등등 분업하는데요.
문제는 아기가 자고 난 이후에도 신랑은 그냥 휴대폰, 저는 TV 보거나 책 읽어요. 서로 할 말이 있을 때는 하는데 그거 외에는 연애 때처럼 같이 앉아서 야식을 먹는다거나 서로 마주 보고 있거나 하지를 않아요. 뭐 이제는 그러고 싶지도 않네요. 연애 때나 신혼 초에는 그래도 같이 있으면 웃음 나고 즐거웠던 것 같은데 요즘은 이렇게 재미없게 그냥 서로가 집에 있는 가구처럼 평생을 살아야 하나 싶어서 생각이 많아지네요. 남들은 친구처럼 장난도 치고 잘 사는 것 같은데 나만 이상한가? 싶기도 하고요.
둘이서 공유할 수 있는 취미를 찾아보려 해도 취향도 너무 다르고 ㅋㅋ 큰 문제는 없지만 너무 사는 게 지루하다 못해 활력이 없네요. ㅠㅠ
참고로 아기 좀 더 키워 놓고 다시 일하러 가라, 사는 게 지루하면 일이나 해라, 속 편한 소리 한다 이런 댓글은 자제해 주세요. 아침부터 주절댄 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해당 글에 대해 한 누리꾼이 단 댓글이 많은 이들의 감명을 자아내고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보통 저 때는 남자들은 "음, 도대체 내가 왜 이 짓거리를 하고 있지? 내가 왜 저 여자를 위해서 돈을 벌고 먹여 살려야 하는 거지? 이게 결혼 생활인가? 내가 번 거 내가 먹고 싶은 거 먹고 놀고 싶은 거 놀고 살았는데... 왜 이게 더 불행해졌지? 이렇게 다들 사는 건가???"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게 분란을 위해 쓴 글이 아니라 실제로 남자들 대부분이 저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여자들은 보통 님처럼 생각을 많이 합니다.
이게 과연 왜 그럴까요? 바로 님도 초보 유부녀이고, 남편도 초보 유부남이기 때문입니다. 초보끼리 지금 갈피를 못 잡아서 서로 그러고 있는 거죠.
이것에 대한 해결책이 딱 하나 있습니다. 길게 말하기 힘들어서 간단히 힌트를 드리자면 서로가 상대한테서 받아 먹으려고만 한다면 딱 님네 집안 분위기 영원히 간다는 겁니다.
먼저 해주려고 하면 손해 보는 느낌 나서 서로 한 발짝을 안 나가는 거죠.
그래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니까"라고 생각하면서 먼저 대가 없이 해주면 분위기가 현재의 딜레마를 깨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됩니다.
근데 보통 이걸 못하죠. 왜냐하면 보통 내가 상대에게 먼저 해주는 걸 싫어하고 대가까지 바라거든요. 자존심도 있고요. 그래서 보편적인 초보 부부들 삶이 딱 님네 집안과 같은 겁니다.
그래서 남자는 "그래도 저 여자가 나 믿고 나한테 시집왔는데 내가 품어줘야지!"라고 여자를 이끌어야 하고, 여자는 "저 남자가 내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저렇게 나가서 돈 벌고 본인 자유 다 버리고 고생을 할까. 밥이라도 잘 차려줘야지" 라는 식으로 서로 접근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시너지 효과가 팍! 하면서 나는 겁니다.
대부분 부부 사이가 안 좋은 집안 가보면 항상 시작과 과정이 똑같습니다. 해주면 서로 손해 보고 있다는 입장이거든요. 그러니 상대방 보면 짜증부터 나는 겁니다.
근데 부부 사이 좋은 집안 가보면 뭐든지 자발적입니다. 오히려 서로 쉬라고 할 정도로 내가 한다고 앞장서는 집안이지요. 이러니 서로 신뢰가 쌓이고 서로 잘하려고 하는 겁니다. 신뢰라는 건 이렇게 쌓이는 겁니다. 서로 잘해주려고 하니 더 잘해주고 싶은 겁니다.
근데 요즘 젊은 부부들 보면 대부분 자존심 싸움뿐이에요. 누가 그러더군요. "사랑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유지하는 건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아참, 이런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그렇게 열심히 했는데도 상대가 예전과 다름이 없다면?"
그럼 이건 답이 나온 거죠. 님은 했잖아요. 님은 최선을 다했잖습니까. 님은 그럼으로써 상대에게 신뢰를 준 겁니다.
그러나 상대가 예전과 같다면 그 상대가 고장 난 거죠. 이게 재밌는 것이, 님이 최선을 다하잖아요? 그럼 상대에 대한 미련도 없어요. 헤어지고 나면 오히려 상대가 매달리게 됩니다.
이건 연애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상 뭐든지 내가 할 일을 다 하고 나서 결정하세요. 그때가 돼야 알아서 결과가 나오고 상대도 보이는 겁니다.
해당 게시물을 접한 누리꾼들은 "결혼 준비 중인 사람 있으면 예비부부 교육 같은 거 들어 보시길. 시에서 지원해 줍니다", "인생사 어디에 적용해도 되는 현답이네", "와 지금 딱 내 상황이네 ㅠㅠ", "할 거 다 해봤을 때 미련도 안 남는다는 맞는 말이야. 다시 해도 그 이상 더 잘할 수 없다는 걸 알거든" 등의 반응을 보이며 깊게 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