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마신 아이, IQ 떨어진다” 미국 정부 경고
AP연합뉴스 ©국민일보
불소가 과도하게 많이 든 수돗물을 마신 아이의 아이큐(IQ)가 내려갈 수 있다고 미국 정부가 경고했다.
21일(현지 시각)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독성물질관리프로그램(NTP)은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 인도, 이란 파키스탄에서 수행한 여러 연구를 분석한 결과 ℓ당 1.5㎎ 이상의 불소가 포함된 수돗물을 꾸준히 마신 어린이의 IQ가 내려갈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NTP는 두 요소 간 연관성에 대해 ‘중간 수준의 신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AP통신은 NTP 보고서에 대해 “수돗물에 포함된 불소가 어린이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작성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높은 불소 수치가 신경학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인정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어린이가 불소에 얼마나 노출됐을 때 IQ가 얼마나 떨어지는지 수치화하지는 않았다. 다만 일부 연구에서는 높은 수준의 불소에 노출된 어린이의 IQ가 2~5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물과 토양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미네랄인 불소는 치아를 코팅하고 있는 법랑질(에나멜)을 강화하는 효과를 낸다. 실제로 1940~1950년대 불소를 넣은 수돗물을 공급한 지역에서 충치 발생률이 60%가량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불소화 수돗물의 공중 보건 성과가 뛰어나다고 평가하고 있다.
임신한 여성과 어린이에게 불소가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애슐리 말린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연구원은 AP통신에 “임산부가 물뿐 아니라 차에서도 불소 섭취를 줄여야 한다. 음료에 불소 함량을 표시해달라고 관계 당국에 요구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과 캐나다 공동 연구팀은 불소가 든 수돗물을 임산부가 마시면 태아, 특히 아들의 IQ가 내려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한국은 일부 지역에서 불소화 수돗물을 공급하다 유해성 논란이 일어 5~6년 전 대부분 중단한 상태다. 한국 보건 당국은 국내 수돗물 내 불소 함유량을 ℓ당 0.8㎎으로 제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