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교도 사라질까?" 위기의 대학들 '생존의 문제'
교육부, 통계청, 충청권 대학가 등에 따르면 올해 학령인구(6~21세)는 총인구의 13.8%인 714만 7000명이다. 학령인구는 1984년 1384만 7000명(총인구의 34.3%)에서 꾸준히 줄어 2060년에는 377만명(총인구의 8.9%)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10년 전인 2014년 918만명과 비교해도 204만명이 줄었다.
대전의 경우 같은 기간 31만 9000명에서 22만 3000명으로, 충남은 38만 5000명에서 32만 2000명으로 각각 감소했다. 대학 진학 대상이 되는 만 18세 인구는 올해 대전이 1만 3605명, 충남이 1만 9709명으로 집계됐다. 앞으로 6년 뒤인 2040년에는 각각 7516명, 1만 1430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계됐다.
학령인구 급감에 더해 수도권 대학으로의 쏠림 현상도 지역 대학들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종로학원이 발표한 2025학년도 수시 경쟁률을 분석 자료를 보면 지방권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5.99대 1로 서울권 대학 평균 경쟁률(18.74대 1)을 크게 못 미쳤다. 평균 경쟁률 격차도 2021년 14.67대 1에서 2025학년도 18.74대 1로 상승했다.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 등 충청권 4개 시·도에 있는 38개 대학 중 20곳이 경쟁률 6대 1 미만으로 ‘사실상 미달’을 기록하는 등 신입생 모집에 실패하면서 대학이 없어질 상황이다. 수시 미충원은 충북의 11개 대학 중 8곳(72.7%), 충남 15개 대학 중 8곳(53.3%), 대전 10개 대학 중 4곳(40%) 등이다.
이에 따라 지역 대학들은 학과 폐지, 신규 학과 개설, 융합 전공 도입 등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또 글로컬 대학 30 등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기 위해 각 대학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대전과 세종, 충남 등 충청권 41개 대학 중 단 한곳도 글로컬 대학에 선정되지 못하는 등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중 통합을 전제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2차 글로컬 대학 30 사업에 재도전한 충남대와 한밭대는 교육부 최종 선정에서 탈락하면서 뭇매를 맞고 있다. 두 대학은 협상력 부재, 자존심 다툼 등 자중지란으로 통합을 무산시키는 등 내부 구성원간 불협화음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최근 충남대는 “내년에 다른 대학과의 통합 등을 통해 글로컬 대학 선정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내외부에서는 통합 및 글로컬 대학 선정에 부정적인 기류가 지배적이다.
지역의 교육 관련 전문가들은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동시에 서울권 대학으로의 쏠림 현상은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라며 “경쟁력을 상실한 지역 대학 및 학과들이 신입생 모집에 실패, 사라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다만 현재 재학 중인 학생과 교직원 모두 우리 국민임을 감안해 이들의 드라마틱한 엑시트를 위한 지원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면서 “대학들도 학교나 학과간 통합이나 구조조정이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라는 점을 인식, 적극적으로 나설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