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서 검은 점액 주르륵”… 폐에도 검은 액체 가득, 30대 여성 무슨일?
“입에서 검은 점액 주르륵”… 폐에도 검은 액체 가득, 30대 여성 무슨 일?
미국 30대 여성이 과도한 흡연으로 인해 응급실에 실려간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6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조던 브리엘(32)은 청소년 때부터 흡연하기 시작했다. 그는 매주 500달러(한화로 약 66만원)를 담배에 쓸 정도로 담배 중독에 시달렸다. 그런데, 작년 11월 브리엘은 가슴 통증을 느껴 병원을 방문했다. 당시 의료진은 그에게 호흡기 감염이 발생했다고 말했지만, 브리엘은 금연하지 않고 오히려 계속 흡연했다. 브리엘은 “몸에 이상이 있는 건 분명했다. 피부가 회색빛이었고 가슴통증이 심했다”며 “병원에서 계속 금연하라고 했지만, 액상형 전자담배로 바꾸는 게 최선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액상형 전자담배도 브리엘의 건강에는 좋지 않았다. 지난 5월 브리엘의 남자친구는 브리엘이 침대에서 의식을 잃은 채 누워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당시 브리엘의 코와 입에서는 검은 점액이 나왔고, 맥박이 약하고 호흡이 불규칙했다. 브리엘은 “남자친구가 구급차를 부르고 CPR을 계속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병원에 도착한 직후 의료진은 브리엘의 폐에서 2L 가량의 검은 액체를 빼야 했다. 그리고 약물을 사용해 의도적으로 혼수상태에 빠지게 했다. 11일 이후 브리엘은 의식을 되찾았지만, 뇌로 가는 산소가 부족해 미세한 뇌 손상을 입었다. 브리엘은 “의료진 덕분에 살았다”며 “이 일이 일어난 뒤 한 번도 전자담배를 만지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브리엘처럼 담배를 피우다보면 여러 폐질환에 걸릴 수 있다. 특히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급성 호흡기질환(이하 EVALI)’은 많은 흡연자에게 발생하는 질환이다. EVALI와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해 알아봤다.
EVALI는 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폐질환을 말한다. EVALI의 주요 증상은 기침, 호흡곤란, 가슴통증 등의 호흡기 증상이다. 환자에 따라 발열, 피로감, 구토 등도 나타날 수 있다. EVALI는 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해 발생하지만, 어떤 성분에 의해 발병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정부 조사 결과, 불법 제조 제품을 사용했을 때 불법 마약 첨가제로 사용되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원인으로 분석됐다.
EVALI를 치료하려면 금연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외에도 폐 손상을 회복하기 위해 항생제나 산소호흡기 등을 활용한다. EVALI는 치료 뒤에도 흡연하면 재발하기 쉽기 때문에 완치 후 금연은 필수다. EVALI는 2019년 미국에서 첫 사례가 보고됐으며,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한편, 액상형 전자담배라고 해서 일반 연초 담배보다 안전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액상 전자담배에서 나오는 에어로졸(대기 중에 부유하는 고체 또는 액체의 미립자)은 일반 담배와 마찬가지로 각종 질환을 유발하는 발암·독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게다가 고농도의 초미세 입자로 구성돼 있어 오히려 일반 담배보다 더 해로울 수 있다.
한편, 브리엘처럼 어린 나이에 흡연을 시작하면 성인보다 몸에 더 해로운 영향을 받는다. 유아·청소년의 뇌는 성인보다 약해 미세한 분량 니코틴에도 과민 반응한다. 흡연은 노화와 성장에 밀접하게 관여하는데 특히 근골격계를 공격해 성장과 발달을 늦춘다.
또 흡연 중에는 인체 조직의 산소 공급량이 떨어진다. 담배의 유해 물질이 혈액 내 헤모글로빈과 산소의 결합을 방해해 산소 공급이 더욱 줄기 때문이다. 담배의 대표적 유해 물질인 니코틴은 혈관을 수축해 성장판의 혈관을 좁아지게 만들고 칼슘 흡수율도 떨어뜨린다. 이에 따라 뼈가 자라는 속도가 더뎌지고 호흡기·폐 질환 위험이 커진다. 뇌세포도 파괴돼 기억력·학습 능력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