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병사 한국어 열공 영상보니… “뭔말인지 모르겠다” 토로
텔레그램 'exilenova_plus' 채널에 러시아군으로 추정되는 병사가 한국어 회화를 공부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텔레그램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러시아군과 소통 문제를 겪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한 러시아 병사가 한글을 공부하며 어려움을 토로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친우크라이나 단체의 텔레그램 계정에는 지난 27일 이 같은 장면을 담은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러시아군으로 추정되는 병사가 흙바닥에 앉아 종이와 펜을 들고 한국어 회화를 공부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종이에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무슨 일 있습니까?’ ‘이해했습니다’ 등 기본적인 한국어 문장이 적혀있고, 그 오른쪽에는 발음과 러시아어 해석이 적혀있다. 일부 문장에는 밑줄이 그어져 있거나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는 등 공부한 흔적도 보였다.
영상을 촬영 중인 남성이 “공부가 잘 돼가냐?”고 묻자, 이 병사는 “젠장 빌어먹을!”이라며 욕설을 했다.
촬영자가 “무슨 일이 있느냐”고 재차 묻자, 이 병사는 낄낄거리며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어디에서 왔습니까’라고 적힌 부분을 짚으며 “이해가 안 된다. 진짜 모르겠다”는 말과 함께 재차 욕설을 내뱉었다.
이 단체는 영상이 러시아 남서부 접경지인 쿠르스크 지역에서 촬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은 수천 명의 북한군이 집결해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영상을 올린 채널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영상의 원 출처는 러시아군의 텔레그램 채널이며, 정보 입수를 위한 수단이므로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소셜미디어 엑스에는 한국어와 러시아어로 작성된 군사용어 책자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책자 표지에는 러시아 국기와 인공기가 그려져 있으며 그 아래에는 ‘병사와 장교들은 전장에서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다음 한국어 문구를 익혀야 한다’고 적혀있다.
책자에는 기본적인 회화와 함께 ‘어느 부대에서 왔습니까?’ ‘계급과 직책이 무엇입니까?’, ‘저기로 가!’, ‘도와줘’, ‘엎드려’, ‘공격해’, ‘우리는 포로로 잡히지 않는다’ 등 전장에서 쓰이는 회화들이 담겨있었다.
국가정보원도 지난 29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러시아군이 북한군에게 러시아 군사 용어 100여 개를 교육하고 있다”며 “북한군이 어려워한다는 후문이 있는 상태라 소통 문제 해결이 불투명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보고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군 정보총국은 지난 25일 “러시아군이 북한 장병 30명당 통역관 1명과 러시아군 3명을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CNN은 두 명의 서방 정보 당국자를 인용해 “소수의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 내부에 진입했으며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을 마친 북한군이 전선으로 이동함에 따라 그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30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