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지키지 않으면 다른 코치님 쓰겠다" 호부지 초강력 메시지…공룡들 1군 코치들 '고난의 2025' 예고
NC 다이노스는 이호준 감독에게 1군 코치 조각의 전권을 줬다. 이호준 감독은 외부에서 딱 2명의 코치를 데려오고자 했다. 1명은 서재응 수석코치고, 다른 한 명은 해당 구단이 놓아주지 않아 영입이 무산됐다. 대신 구단은 LG 트윈스에서 이호준 감독과 함께한 박용근 주루-작전코치를 2군 주루-작전코치로 영입했다.
“약속한 부분이 이뤄지지 않으면, 다른 코치님을 쓰겠다.”
NC가 전임감독을 올 시즌 막판 경질할 때, 일각에선 2025시즌 코칭스태프 조각 과정에서 타 구단들보다 먼저 움직이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했다. 매년 가을 유능한 코치를 두고 각 구단의 영입 전쟁이 펼쳐진다. 먼저 움직여야 영입전서 유리하다.
그러나 정작 이호준 감독과 NC는 코치 외부영입을 최소화했다. 현재 보유한 코치들을 신뢰한다는 의미다. 올 시즌 2군에서 활동한 상당수 코치가 내년에 1군에 올라온다. 또한, 이호준 감독이 NC에서 선수와 타격코치로 뛰던 시절 함께한 인사가 대다수라서 잘 맞는 측면이 크다.
그렇다고 기존 코치들이 안심하면 된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이호준 감독은 이례적으로 1군 코치들에게 “2군으로 내려가실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심지어 “코치님들이 좀 피곤하실 것이다”라고 했다. 주문사항이 많을 것이란 얘기다.
실제 이호준 감독은 이미 각 파트별 코치에게 이것저것 구체적인 주문을 내린 상태다. 예를 들어 모든 선수의 장, 단점, 그러니까 좋은 시기와 안 좋은 시기의 특징을 파악해 놓아야 하고 솔루션까지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혹여 감독인 자신이 해당파트 코치보다 그걸 먼저 파악했다면 해당 파트 코치에게 “X는거죠”라고 했다. 웃으며 한 얘기지만, 뼈 있는 발언이다.
또한, 선발라인업을 코칭스태프, 전력분석, 트레이닝파트까지 매일 회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모든 부분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겠지만, 독자적으로 끌고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코치들의 의견과 해법을 최대한 반영할 것이며,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는 코치들에겐 ‘풀타임 1군’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이호준 감독은 지난달 31일 취임식에서 “다른 감독님들은 시즌 중 코치들을 바꾸는 것에 부정적인데 난 그렇지 않다. 우리가 약속한 부분이 이뤄지지 않으면 2군에 내리고 다른 코치님을 쓰겠다고 했다. 맡은 바를 잘 해달라는 뜻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선수나 코치나 똑같다. 2군에서도 1군에 올라오려고 준비하는데 선수든 스태프든 제대로 하지 않으면 2군에 기회가 가는 것이다”라고 했다.
1군 코치가 미흡한 부분이 보이면 구단에 건의해 과감하게 해당 파트 2군 코치를 1군에 올려 쓰겠다는 의지다. 대신 코치들이 잘할 수 있도록 자신도 최대한 돕겠다고 했다. 예를 들어 올해 수비코치로 활동한 진종길 코치를 내년에 3루에 세우기로 한 건 진종길 코치의 작전, 주루 코칭 능력이 더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호준 감독은 “LG에서 이렇게 보는데, 진종길 코치님의 존재감이 안 보이더라. 왜 수비코치를 하고 있나 싶었다. 작전을 굉장히 공부를 많이 하시고 새로운 것도 찾아내신 분이다. 그런데 와서 얘기를 들어보니 수비코치로도 좋았다고 하시더라. 그런데 주루 쪽을 잘 하신 분이다. 그리고 지석훈 코치도 2군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수비로 1차지명(실제 1라운드)된 친구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