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놀이인줄 알았다” 목격자 진술…피로 얼룩진 독립기념일
미국 전역서 총기 사건·사고 발생
시카고서 26명 죽고 80여명 다쳐
독립기념일(7월 4일)을 맞은 미국 전역에서 총격과 폭력으로 죽거나 다친 사람이 100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미 독립기념일은 1년 중 미국에서 가장 총격 사건이 많은 날로 꼽힌다.
5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공휴일인 지난 4일을 전후로 시카고 등에서 발생한 총격과 폭력으로 최소 26명이 숨지고 80여명이 다쳤다.
시카고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들만 해도 11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55명이 다쳤다. 이날 오전 6시 15분께 시카고 사우스 사이드 지역 그레이터 그랜드 크로싱의 한 가정집에서는 총격 사건이 발생해 8살 어린이를 포함해 3명이 숨지고 또 다른 어린이 2명이 중태에 빠졌다.
사건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 이웃은 “불꽃놀이인 줄 알았는데 불꽃놀이가 아니었다”며 “얼굴이 안 보일 정도로 마스크를 쓴 2명이 베란다에서 뛰어내렸다”고 말했다.
총격범은 범행을 저지른 뒤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개인 다툼에 의해 총격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목격자 등을 상대로 총격범을 추적 중이다.
같은 날 자정을 갓 넘긴 0시 14분께는 시카고 리틀 이탈리아(Little Italy) 지역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70대 여성 등 8명이 다쳤다. 현지 경찰은 두 명 사이의 총격전으로 피해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총격범은 달아났다고 설명했다.
약 1시간 30분 뒤에는 시카고 오스틴 지역에서도 총격 사건이 벌어져 6명이 숨졌다.
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은 “일련의 폭력 사태가 우리 도시를 비통한 상태로 만들었다”며 “엄청난 충격을 받았으며, 피해를 본 가족과 지역 사회에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시카고 외 지역에서도 각종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오후 11시께는 캘리포니아주 헌팅턴 해변에서 용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됐고, 범행 동기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오하이오주 나일스시에서는 10대가 쏜 총에 20대가 머리를 맞아 숨졌고, 클리블랜드에서는 10살 소녀가 총에 맞아 사망했다. 필라델피아에서도 총격으로 19살 남성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보스턴에서는 3건의 총격 사건이 벌어졌고 1명이 사망했다.
코네티컷주에서는 한 여성이 차 안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세인트루이스에서도 2건의 총격 사건으로 2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쳤다.
지난해에도 미국에서는 독립기념일을 전후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최소 12명이 숨지고 60여명이 다쳤다. 지난 2022년에는 시카고 인근에서 퍼레이드 중 총기 난사가 발생해 7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후 뉴욕 맨해튼 로우어 이스트 사이드 지역 콜리어스 훅 파크에서는 40대가 운전하던 차량이 갑자기 공원으로 돌진해 행인들을 치는 일도 있었다. 50대와 30대 모자 등 3명이 숨졌고, 7명이 다쳤다.
이 차량은 정지 신호를 지나쳐 도로 경계석을 넘어 공원으로 돌진했다. 경찰은 음주 운전으로 추정하고 운전자를 붙잡아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