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았잖아요" 이승엽 퇴장→동점 허용→김재호 결승타+이영하 SV…두산, 시즌 첫 연장전 승리
[스포티비뉴스=창원, 신원철 기자] 이승엽 감독이 퇴장당한 가운데 두산 선수들이 끝까지 힘을 짜냈다. 시즌 6번째 연장전에서 처음 연장 승리를 챙겼다. 김재호가 결승타를 기록했다.
두산 베어스는 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연장 10회 4-1 승리를 거뒀다. 두산은 LG 트윈스와 주말 3연전 싹쓸이 패배로 인한 3연패에서 벗어났다. 33승 2무 27패로 승률 0.550이 됐다. 두산은 이 경기 전까지 5차례 연장전에서 2무 3패에 그치고 있었는데 드디어 연장 첫 승을 올렸다. NC는 8연패 탈출 뒤 또 연패에 빠지면서 28승 1무 30패 승률 0.483을 기록했다.
9회초까지 1-0으로 앞서다 9회말 동점을 허용했지만 여기서 낙담하지 않고 연장 10회 결승점을 만들어냈다. 양의지와 양석환의 연속 안타에 이어 김재호가 3루수 내야안타로 결승 타점을 올렸다. 김기연과 전민재가 쐐기 적시타를 기록했다.
#두산 베어스 선발 라인업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헨리 라모스(우익수)-양의지(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김기연(포수)-이유찬(유격수)-조수행(좌익수), 선발투수 최준호
정수빈이 1번타자로 돌아왔다. 허경민이 2번에 배치되면서 라모스가 중심타순에 들어갔다. 이승엽 감독은 "라모스 1번 정수빈 2번을 고민했다. 두 선수 모두 좋아지고 있어서 고심하다 정수빈을 앞으로 올렸다. 허경민이 왔으니 정수빈도 또 힘을 받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허경민의 3루수 수비 출전에 대해서는 "지명타자로 내보내려고 했는데 본인이 수비 괜찮다고 하더라. 절대 강요는 아니다"라고 얘기했다.
#NC 다이노스 선발 라인업
박민우(2루수)-최정원(중견수)-박건우(지명타자)-맷 데이비슨(1루수)-손아섭(우익수)-서호철(3루수)-김성욱(좌익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 선발투수 카일 하트
NC는 지난 4월 23일 두산 최준호의 선발 데뷔전 상대였다. 당시 5이닝 동안 박건우의 솔로포로 1점을 냈다. 강인권 감독은 4일 경기 전 "지난 주말부터 (NC 타자들의)타격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타선에서 각자 맡은 임무를 잘해준다면, 또 하트가 선발로 나가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 6회까지 이어진 0의 행진, 두산 5선발이 NC 1선발과 맞섰다
경기는 최준호와 하트의 치열한 투수전으로 흘러갔다. 5회까지 두산이 안타 4개와 4사구 3개, NC가 안타 2개와 4사구 3개에 그치는 등 양 팀 타선이 선발투수에게 꽁꽁 묶여 있었다.
최준호는 75구로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임무를 다했다. 탈삼진은 단 하나였지만 대신 내야 뜬공을 4개나 유도하는 힘 있는 투구를 펼쳤다. 2회를 빼고 매번 주자를 내보냈지만 선두타자 출루 허용은 4회 한 차례 뿐이었다. 여기서 내야 뜬공 2개가 나오면서 탈삼진과 같은 효과를 냈다. 선두타자 박건우에게 볼넷을 내준 뒤 데이비슨을 3루수 뜬공으로 잡았다. 2사 후에는 서호철을 1루수 뜬공 처리하고 주자의 진루를 차단하면서 이닝을 마무리했다.
두산은 6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최지강이 연속 볼넷으로 무사 1, 2루 위기에 몰리자 신인 김택연을 투입해 실점을 막았다. 김택연은 데이비슨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손아섭과 서호철을 뜬공으로 막아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하트는 2회 무사 3루를 극복해냈다. 2회 선두타자 양석환에게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맞았는데, 이때 최정원이 송구하는 과정에서 공을 한 차례 흘리면서 양석환에게 3루를 허용했다. 이 무사 3루 실점 위기에서 하트의 탈삼진 능력이 빛났다. 하트는 강승호를 투심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첫 고비를 넘겼다. 이어 김기연은 전진수비를 펼친 2루수 박민우의 순발력 덕분에 땅볼 처리할 수 있었다. 2사 3루에서 이유찬 역시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 1점 차 진땀 승부, 승패는 9이닝으로 못 가렸다
두산은 7회 이유찬의 빠른 발로 선취점을 뽑았다. 이유찬은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치고 나갔다. 다음 타자 조수행이 불리한 카운트에 몰리자 과감하게 3루 도루를 시도했고 성공했다. 이때 포수 김형준의 3루 송구가 뒤로 흐르면서 이유찬이 홈을 밟았다.
하트는 실점 뒤에도 마운드에 남아 정수빈을 상대로 9번째 탈삼진을 기록했다. 7이닝 동안 108구를 던지면서 5피안타 2볼넷 9탈삼진 비자책 1실점을 기록하고 투구를 마무리했다.
두산은 운까지 따랐다. 8회 1사 1루에서 서호철의 라인드라이브가 유격수 이유찬의 글러브에 맞고 흘렀는데, 1루주자 한석현이 1루로 귀루하다 뒤늦게 2루로 돌아섰다. 1사 1, 2루가 될 수 있던 상황이 2사 1루로 바뀌었다. 2사 후 홍건희를 투입한 끝에 1점 리드를 유지했다.
이유찬의 발은 9회에도 돋보일 뻔했다. 9회초 1사 후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쳤다. 그런데 비디오 판독을 거쳐 아웃으로 정정됐다. 이승엽 감독은 그라운드로 달려나와 유격수 김주원이 2루 베이스를 가로막았다고 주장했다.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센터가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엽 감독은 비디오 판독 결과에 대한 항의로 퇴장당했다. 2023년 7월 29일 잠실 LG전 이후 통산 두 번째 퇴장. 또한 이유찬은 왼쪽 엄지손가락이 부어 교체됐다.
NC에는 마지막 9회말 공격이 있었다. 선두타자로 나온 대타 김휘집이 볼넷을 골랐다. 박민우의 희생번트 뒤 권희동의 좌전안타가 나와 1사 1, 3루가 됐다. 여기서 박건우가 초구 공략으로 중전 적시타를 뽑아낸 뒤 포효했다. 그러나 NC는 1사 만루 기회에서 결정을 짓지 못하고 연장으로 승부를 끌고가는 데 만족해야 했다.
1-1 동점에서 시작한 연장 10회, 두산이 다시 리드를 되찾았다. 1사 후 양의지와 양석환의 연속 안타로 1, 3루에 주자가 나갔다. 김재호가 3루수 강습타구로 내야안타를 기록하면서 3루에 있던 대주자 김태근이 무사히 홈을 밟았다. 이어서 김기연과 전민재까지 적시 2루타를 날렸다. 두산은 3점 앞선 10회말 이영하를 투입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2021년 10월 17일 KIA전 이후 첫 세이브다. 홍건희가 블론세이브 후 구원승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