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전 통역사, “오타니 돈 손댔다” 혐의 모두 인정
지난 2월3일(현지시간) 미즈하라 잇페이(왼쪽)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경기장에서 미국프로야구(MLB) 유명 선수 오타니 쇼헤이의 인터뷰 중 통역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MLB) 유명 선수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전 통역사가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오타니의 통역사였던 미즈하라 잇페이(39)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샌타애나 연방법원에서 열린 형사재판에서 “나는 피해자 A(오타니)를 위해 일했고, 그의 은행 계좌에 접근할 수 있었으며, 큰 도박 빚에 빠졌다”며 “나는 그의 은행 계좌에서 돈을 송금했다”며 검찰이 기소한 혐의를 모두 시인했다.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약 1700만달러(약 233억8000만원)를 빼내 도박업자 계좌로 이체하고, 계좌 거래를 할 때 은행에 자신을 오타니로 속인 혐의로 지난 4월 기소됐다.
또 2022년 소득을 국세청(IRS)에 신고할 때 410만달러 상당의 추가 소득을 누락한 혐의도 받고 있다.
미즈하라는 지난달 검찰과의 양형 합의에서 오타니에게 횡령금액 약 1700만달러를 반환하고 국세청에 114만9400달러(약 15억8000만원)의 세금과 이자, 벌금을 납부하기로 했다.
미즈하라는 자신의 스포츠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이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고 수사기관에 진술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수백 차례의 도박 베팅에서 1억4200만달러(약 1952억원)를 따고 1억8300만달러(약 2516억원)를 잃어 순손실액이 약 4100만달러(약 560억9000만원)에 달했다.
앞서 지난 3월 이 사건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면서 미즈하라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서울 시리즈 기간에 해고당했다.
검찰은 오타니의 진술과 휴대전화 기록 등을 토대로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과 채무 변제를 알고 있었거나 관여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결론지었다.
오타니는 이날 미즈하라의 재판이 끝난 뒤 발표한 성명에서 “이제 조사가 완료됐고, 이런 완전한 유죄 인정은 나와 내 가족에게 중요한 (사건) 종결을 가져왔다”며 “이제 이 장을 닫고 앞으로 나아가 야구 경기와 승리에 계속 집중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미즈하라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10월25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