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화병
병중에 울화가 있다.
답답할 울(鬱)에 불 화(火)가 합해진 단어다.
흔히 울화병, 또는 홧병이라고도 한다.
하고픈 말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고
화가 나도 참다보면
가슴 밑으로 불이 쌓이고 끅끅거리며
소화도 안된다는 병이 울화다.
과거 가부장제도 하(下)에 살던 우리 어머니들이 자주 걸린 병이다. 말 한마디도 못하고 가슴만 치며 가슴앓이를 하던 우리 어머니랑 동네아주머니들을 자주 보았다. 가슴에 피가 들었다 해서, '가슴에 피'라고 부르던, 말 못하고 풀지 못해서 생기는 병. 지금도 고향마을에 들어서면, 가슴을 치던 그 시절의 소리가 담장을 건너온다.
정재학 시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