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기아 흔들리는 투수.
시작부터 ‘구세주’가 되지 못한 알드레드···흔들리는 선발 로테이션, 흔들리는 기다리고 기다렸던 투수도 첫 등판부터 ‘구세주’가 되지는 못했다. 단순히 좋지 않은 분위기를 떠나서, 앞으로의 선발 로테이션 운영에 큰 고민만 안겼다. KIA의 흔들림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KIA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두산과 경기에서 8-9 역전패를 당했다. 2연패에 빠진 KIA는 3위 두산과 승차가 완전히 사라졌다. 승률에서 앞서 2위를 지켰다. 9일 경기에서 두산이 이기면 두 팀의 순위가 바뀐다.
최근 8경기에서 고작 2승(6패)을 따내는데 그쳤다. 3연속 루징시리즈도 8일 패배로 결정됐다. 이번 상대인 두산은 상위권 강팀이라 그럴 수 있지만, 앞서 상대한 KT와 롯데는 KIA가 최소 위닝시리즈는 확보했어야 했다.
KIA가 흔들리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는 흔들리는 선발진이다.
KIA는 최근 8경기 중 선발 투수들이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것이 딱 2번에 불과하다. 지난 1일 KT전에 선발 등판했던 제임스 네일이 7이닝 3피안타 비자책 1실점 호투를 펼쳤고, 6일 롯데전에서 ‘대투수’ 양현종이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 KIA의 스윕패를 막아냈다. 한화
KIA는 선발진의 한 축이었던 이의리가 이번주를 앞두고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이 결정돼 시즌 아웃되면서 선발진의 한 자리가 빈 상태로 이번주를 시작했다.
4일 이의리를 대신해 선발 등판했던 임기영은 롯데 타선에 4.1이닝 9피안타 5실점으로 부진했다. 다음날 선발로 나선 황동하는 5이닝 3실점(2자책)으로 선방했지만, 불펜이 무너지며 고개를 숙였다.
6일 양현종의 역투로 간신히 스윕패를 막은 KIA는 7일 다승-평균자책점 1위를 질주하고 있는 최고의 에이스 네일을 내세워 연승을 노렸다. 하지만 네일도 NC를 스윕하게 돌아온 두산 타선의 화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6.1이닝 8피안타 5실점(4자책)으로 고전했고, KIA는 연장 혈투 끝에 5-6으로 패했다.
이날 경기가 KIA에 중요했던 이유는, 팔꿈치 수술로 이탈한 윌 크로우의 대체 외국인 투수인 캠 알드레드가 첫 선을 보이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알드레드가 잘 던지면, KIA도 양현종-네일-알드레드로 선발 로테이션의 중심을 잡고 이후 운영에 숨통을 조금이나마 트일 수 있었다.
하지만 알드레드도 좋은 인상을 남기는데 실패했다. 첫 2이닝을 안타 1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을 때만 하더라도 기대감이 넘쳤으나, 이후 거짓말처럼 무너지기 시작했다. 5-0으로 앞선 3회말 1사 후 조수행에게 볼넷과 도루를 내줘 2루에 몰렸고 곧바로 헨리 라모스에게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을 내줬다.
4회말에는 더욱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아웃카운트를 한 개도 잡지 못하고 내려가는 굴욕을 맛봤다. 선두 타자 양석환에게 안타를 내준 뒤 김기연, 김재호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해 무사 만루에 몰렸고, 이유찬과 조수행에게 연속으로 1타점 적시타를 맞은 후 무사 만루에서 임기영과 교체됐다. 그리고 승계주자 3명 전부 홈을 밟으며 알드레드의 최종 성적은 3이닝 6피안타 6실점이 됐다.
KIA는 9일 선발로 윤영철이 나선다. KIA가 자랑하는 ‘아기 호랑이’들 중 한 명인 윤영철은 아직까지는 기복이 다소 있는 모습이다. 최근 3경기에서는 11.1이닝 동안 무려 12실점(11자책)을 해 평균자책점이 8.74로 매우 좋지 않다. 그나마 믿는 부분이 있다면, 올해 두산전 2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1.80으로 좋았다는 것이다.
알드레드가 아직 1번 밖에 등판하지 못했고 황동하와 윤영철도 완전히 무너진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니지만, 현 시점에서 KIA가 확실하게 내세울 수 있는 선발 카드는 양현종과 네일 두 명 뿐이다. 알드레드가 빠르게 적응하고 황동하와 윤영철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으면 KIA는 다시 치고 올라갈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지금보다 더 큰 위기가 닥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