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능구렁이 같아"…입단 동기 포수가 웃음 터트린 이유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손발이 잘 맞는다.
한화 이글스 좌완 선발투수 류현진과 포수 이재원은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배터리 호흡을 맞췄다. 2006년 프로 입단 동기이자 절친한 친구 사이답게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류현진은 6이닝 9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2실점(비자책점), 투구 수 83개로 시즌 8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를 달성했다. 이재원 역시 9회까지 류현진을 비롯한 투수들을 안정적으로 이끌었고, 타석에서도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2021년 9월 23일 롯데 자이언츠전(5타수 3안타 2타점) 이후 993일 만에 3안타 경기를 선보였다. 둘은 4-3 승리 및 2연승에 함께 앞장섰다.
경기 후 이재원은 류현진과의 일화 하나를 소개했다. 그는 "이틀 전쯤 (류)현진이에게 '너 왜 공이 더 좋아졌냐'라고 물었다. 능구렁이같이 웃으면서 이야기를 안 하더라. 원래 그런 스타일이다"며 "확실히 구위가 올라왔다.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2012시즌 종료 후 미국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진출했던 류현진은 올해 KBO리그로 복귀했다. 시즌 초반에는 다소 주춤했다. 3월 23일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서 3⅔이닝 5실점(2자책점), 4월 5일 키움 히어로즈전서 4⅓이닝 9실점으로 흔들리는 등 부진했다. 4월 5경기 28⅓이닝서 평균자책점 5.72에 그쳤다.
5월 중순부터 안정을 되찾았다. 5월 14일 NC 다이노스전부터 지난 12일 두산전까지 5경기 중 4경기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이 기간 패배 없이 2승을 수확했고, 평균자책점도 0.93으로 훌륭했다. 4월 5.91까지 치솟았던 시즌 평균자책점을 3.75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다. 경기를 거듭하며 궤도에 올랐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재원은 "사실 현진이가 등판하면 내가 특별히 할 일이 없다. 현진이가 알아서 리드하기 때문이다"며 "그게 메이저리그 방식이라고 한다. 미국에선 투수들이 공부해 주도적으로 경기를 운영한다고 들었다. 현진이의 볼배합을 보며 배우기도 하고, 내 생각과 교차해 보기도 하며 게임을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진이와 호흡을 맞추면 홈플레이트에 앉아있는 세팅, 블로킹, 송구 등을 많이 신경쓰려 한다. 피치컴(사인 교환 시스템·PitchCom)이 도입되면 더 편하게 할 수 있을 듯하다. 사인이 무척 간단해지니 한결 수월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두산전을 돌아본 이재원은 "현진이의 패스트볼이 좋다는 걸 알고 있었다. 위기 상황에서는 패스트볼 위주로 던져야겠다고 말했다"며 "현진이가 잘 따라와 줘 고맙다. 구위가 더 좋아진 덕이다"고 설명했다.
두산엔 베테랑 포수이자 역시 입단 동기인 양의지가 자리 잡고 있다.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양의지는 4타수 1안타로 경기를 마쳤다. 1회말과 4회말 각각 류현진을 상대로 2루 뜬공으로 물러난 뒤, 6회말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중전 안타를 터트렸다.
이재원은 "(타석에서) 둘이 서로 볼배합을 하는 것 같더라. 현진이가 능글맞게 잘 빠져나갔다"며 "(양)의지가 안타를 친 뒤 우승한 것처럼, 정말 누구보다 좋아하는 것을 봤다. 그 정도로 승부욕이 있구나 싶었다"고 웃었다.
지난 2일 한화에 새로 부임한 김경문 감독은 "현진이에겐 특별히 주문할 게 없다. 알아서 잘하는 선수다. 다만 몸 컨디션이 안 좋을 때는 꼭 이야기해달라고만 했다"며 "(이)재원이는 타격이나 송구 등을 보면 앞으로도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도와줄 부분은 도와주겠다"고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