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같이 갈 사람”…파타야 납치 살해, 오픈채팅방서 걸려들었다
난달 태국 파타야에서 30대 한국인 남성이 잔혹하게 살해된 사건, 기억하실 텐데요.
KBS 취재 결과, 용의자들은 한국 관광객들이 모이는 SNS 오픈 채팅방을 통해 피해자에게 접근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진수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구조대원들이 저수지에서 검은색 드럼통을 끌어올립니다.
통을 뜯어내자, 신체 일부가 훼손된 시신이 나타납니다.
지난달 3일 태국의 클럽에서 납치된 34살 한국인 노 모 씨였습니다.
[준/구조대원 : "열 개의 손가락 마디가 전부 절단된 상태였습니다."]
노 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국인 용의자는 세 명.
KBS 취재 결과, 이들은 태국 방문 한국인 관광객들이 모이는 SNS 오픈 채팅방에서 돈을 뜯어낼 목적으로 범행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4월 30일 오후 5시 반, 카카오 오픈 채팅방 '태정보'에 접속한 용의자 이 모 씨.
방콕의 한 클럽에 같이 갈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노 씨에게 접근했습니다.
이날 밤, 태국에 입국한 노 씨는 해당 클럽에서 이 씨를 처음 만났고, 이틀 뒤인 5월 2일, 같은 클럽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3일 새벽, 이 씨는 노 씨에게 수면제를 먹였고 다른 두 명의 용의자가 타고 있던 차량에 노 씨를 태워 미리 구해둔 숙소로 향했습니다.
검찰은 차량 이동 과정에서 이들이 노 씨와 몸싸움을 하다 노 씨가 숨지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타위 쿠드타랭/농푸르 경찰서장 : "(차량이 저수지) 주변을 막 돌더라고요. 결국엔 시신이 발견된 곳으로 갔고요. 그리고 돌아서 나올 때는 차 안의 그 물건들(드럼통)이 없더라고요."]
용의자들은 태국에서 불법 사이트를 운영하다 수익이 줄자 한국인 관광객을 납치해 돈을 뜯어낼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용의자 한 명은 아직 도주 중이고, 두 명은 각각 캄보디아와 한국에서 체포됐습니다.
경찰은 캄보디아에 잡혀있는 용의자 한 명에 대한 한국 송환을 논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