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식물로 불릴만큼 어마무시한 독성을 지닌 큰멧돼지풀(Giant hogweed). 이 식물로 인해 피부 3도 화상을 입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데일리메일 보도 갈무리] © 제공: 코메디닷컴 정은지 기자
영국에서 가장 위험한 식물로 불리는 식물이 있다. 악마의 식물로 불릴만큼 어마무시한 독성을 지닌 큰멧돼지풀(Giant hogweed). 이 식물로 인해 피부 3도 화상을 입은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더운 날씨에 잘 자라는 이 식물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사람 피부에 해를 입히기 때문에 영국은 주의 경고까지 하고 나섰다. 이 여성 또한 햇빛 아래서 선베드를 하다 피부가 예민해서 탔나보다라 생각했지만 결국 돼지풀에 의한 것이었다. 그의 손에 ‘포도만한' 물집까지 일어나게 만든 큰멧돼지풀의 정체는 뭘까.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선더랜드, 타인 앤 웨어에 사는 20세 클로이 더글라스는 전날 밤 선베드를 사용한 후 다음날 아침 손과 목에 붉은 발진이 생긴 것을 발견했다. 선탠을 한 후 피부가 탔거나 땀띠라서 그럴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붉은 발진은 물집으로 커져갔고 피부가 타는 듯이 통증이 심했다. 물집은 손에서 거의 포도송이만큼 크게 알알이 맺혔다.
클로이는 병원 응급 치료 센터에 갔다. 의료진은 3도 화상이라 진단했고, 큰멧돼지풀 때문이라고 그 원인을 설명했다. 물집을 터뜨리고 상처를 드레싱했지만 3주가 지난 현재까지 그 흉터가 남았다.
클로이는 “회복 과정은 매우 고통스러웠고, 물집이 터진 상처 때문에 손이 계속 아팠고 붕대를 감아야 했다”며 “치료를 받은 후 정말 몸이 좋지 않아서 며칠을 쉬어야 했고,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 일주일 반이 훨씬 넘게 걸렸다”고 말했다.
큰멧돼지풀(학명 Heracleum mantegazzianum)은 미나리과에 속한 잡초로, 길이만 2 ~ 5.5m까지 자라는 키큰 풀이다. 광독성 식물로 많은 국가에서 병해충에 해당하는 잡초로 분류하며, 특히 영국에서는 사람들의 피해가 커지면서 대대적으로 주의 경고를 주고 이 식물 제거에 나서기도 했다.
악마의 식물로도 부르는 큰멧돼지풀의 악명은 진액에 든 푸라코마린(furocoumarins)이라는 유독성분이다. 큰멧돼지풀의 잎, 뿌리, 줄기, 꽃, 씨에 함유돼 있다.
광독성 식물이기 때문에 특히 잎이나 줄기 꽃 등에 닿은 피부가 햇빛 또는 자외선에 노출되면 식물광선피부염을 일으켜 염증이 나타난다. 피부가 붉은색으로 변하고 가려워지기 시작하며 물집이 생긴다. 48시간 동안 불에 타는 듯한 고통이 뒤따른다. 물집은 검은색 또는 보라색 흉터로 변하고 이 흉터는 몇 년 동안 남는다고 알려져 있다. 진액이 눈에 들어갔을 경우 미량이라도 일시적 또는 영구적 실명을 초래할 수 있다.
푸라코마린의 유도체는 잎, 뿌리, 줄기, 꽃, 씨앗 등 식물 전체에 잔뜩 들어있어 주위에 가지 않은 것이 상책이다. 푸라코마린은 상피세포의 세포핵에 침투해 DNA와 결합해 그 세포를 죽게 만든다. 피부 염증을 일으킨 후 갈색으로 변색되는 것은 푸라노쿠머린이 멜라닌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사연 속 클로이의 손도 갈색으로 변한 것을 볼 수 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자이언트 호그위드의 수액에 노출된 사람은 즉시 찬물과 비누로 해당 부위를 씻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몸이 불편하면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큰멧돼지풀은 영국, 프랑스 등 서부 유럽에 많이 서식하고 국내에서 서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서식과 그 피해야 대해 보고 된 바는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큰멧돼지풀보다는 야산에서 비슷한 식물 어수리(Common Hogweed)를 더 흔하게 볼 수 있다. 같은 ‘종'은 아니다. 특정 지역에서는 나물로도 먹을 만큼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