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향한 인종차별'에 일본도 분노..."남미의 교육 환경은 우루과이처럼 추락 중"→벤탄쿠르 인종차별 앞에 하나된 '한국과 일본'
[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에 끊임없는 비판을 받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의 미드필더인 로드리고 벤탄쿠르는 최근 엄청난 구설수에 오르고있다. 벤탄쿠르는 15일(한국시간) 자국 방송 프로그램인 '포를라 가미세타'에 출연했다. 이어서 방송의 진행자는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다 줄 수 있냐"라는 질문을 했다. 이에 벤탄쿠르는 "내가 손흥민의 사촌 유니폼을 갖고 와도 모를 것이다. 아시아인들은 다 똑같이 생겼다"라고 언급했다.
방송에서 던진 농담처럼 보일 수 있지만, 벤탄쿠르의 발언은 명백한 아시아인 인종차별이었다. 손흥민을 포함한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발언이었던 것이다. 이에 진행자 역시 별 일 아니라는 듯 웃어넘기며 진행을 이어갔다.
곧바로 벤탄쿠르를 향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심각성을 인지한 벤탄쿠르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시했다. 그는 "쏘니,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내가 정말 나쁜 농담을 했어.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 지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했던 것은 아니야"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사과문 역시 문제가 많았다. 벤탄쿠르는 진지한 사과 대신 농담이었다는 말투로 사과했다. 또한 이 사과문은 24시간 뒤에 자동으로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라왔다. 이에 축구 팬들은 벤탄쿠르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자연스레 벤탄쿠르는 여전히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국내 축구 팬들뿐만 아니라 일본 팬을 포함한 전 세계적인 팬들이 그의 SNS에 비판 댓글을 작성하고 있다.
이 중 한 일본인 팬은 "남미 사람들은 이렇게 인종차별 발언을 해도 되는 것인가? 교육 환경이 우루과이처럼 추락하고 있는 것 같다"라는 비판 댓글을 쓰기도 했다. 비록 한국과 일본은 라이벌 구도에 있는 국가지만, 아시아라는 공통점이 있었고 이번 벤탄쿠르의 인종차별은 결국 일본을 향한 인종차별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일본 팬들 역시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2015년 바이어 04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명실상부한 토트넘의 레전드다. 무려 9년 동안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으며, 그동안 많은 역사를 쓰기도 했다. 특히 2021-22시즌에는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공동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시즌에는 토트넘의 주장 완장을 착용하고 맹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은 리그에서만 17골 10도움을 기록했다. 또한 개인 통산 3번째 프리미어리그 10-10을 달성하며 디디에 드로그바, 살라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어서 손흥민은 최근 토트넘와 장기 재계약을 추진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는 선수다. 해리 케인 등 상징적인 선수들이 모두 팀을 떠났지만, 손흥민만큼은 여전히 토트넘을 지키고 있다. 그러던 중, 2022년에 합류한 벤탄쿠르가 손흥민을 비하했다. 토트넘 팬들 입장에선 충분히 분노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편 손흥민은 오랫동안 현지 팬들의 인종차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22-23시즌에는 크리스탈 팰리스 원정 팬이 교체로 물러나는 손흥민에게 눈을 찢는 행위를 선보이기도 했다. 손흥민은 이처럼 불쾌한 행동을 확인했지만, 대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사실이 SNS를 통해 퍼지며 팬들의 분노를 샀다. 해당 팬은 이후 유죄 판결을 받으며 3년 동안 경기장 출입 금지 징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