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의 무게감' 한국엔 손흥민, 프랑스엔 음바페...코뼈 골절→마스크 투혼 예고→"닌자거북이는 어때?"
[OSEN=고성환 기자] '닌자거북이' 마스크를 쓴 킬리안 음바페(26, 레알 마드리드)를 볼 수 있을까. 그가 2년 전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처럼 마스크 투혼을 펼칠 전망이다.
프랑스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뒤셀도르프의 뒤셀도르프 아레나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조별리그 D조 1차전 오스트리아와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쉬운 승리는 아니었다. 프랑스는 오스트리아와 접전을 펼쳤고,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결국 90분 동안 프랑스가 직접 넣은 골은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전반 38분 상대 수비수 막시밀리안 뵈버의 자책골에 힘입어 승점 3점을 챙겼다.
이로써 프랑스는 나란히 1승을 기록한 네덜란드와 승점 3으로 동률을 이뤘다. 다만 다득점에서 밀리면서 일단 2위에 올랐다. 오는 22일 치러지는 프랑스-네덜란드 경기가 사실상 조 1위 결정전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프랑스는 승리에도 마음껏 웃지 못했다. '캡틴' 음바페가 코뼈가 골절되는 큰 부상을 입었기 때문. 그는 후반 40분 프리킥 상황에서 상대 수비 케빈 단소와 공중볼을 놓고 다투다가 강하게 충돌했다. 단소 어깨에 코를 부딪힌 음바페는 하얀 유니폼이 붉게 얼룩질 정도로 피를 흘렸다.
일단 음바페는 응급 처치를 받은 뒤 심판의 지시 없이 그라운드에 재입성했다. 영국 '커트오프사이드'는 "음바페는 심판의 허락 없이 경기장에 다시 들어갔다. 이후 시간을 낭비하기 위해 바닥에 앉은 모습이 목격됐다. 그로 인해 음바페는 경고를 받았다. 오스트리아 팬들로부터 많은 조롱도 받았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음바페는 경기를 끝까지 소화하지 못했다. 그는 코를 부여잡고 주저 앉아있다가 후반 45분 올리비에 지루와 교체되면서 먼저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시간이 끌리면서 경고를 받았고, 오스트리아 팬들로부터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음바페의 코뼈가 부러진 것 같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음바페의 상태는 좋지 않다. 더 이상 자세히 말하긴 어렵지만, 그의 코는 현재 좋지 못하다. 상황이 복잡하다. 이번 경기의 유일한 오점이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중계화면에 포착된 음바페의 모습은 코가 휘어졌을 정도. 이대로 유로 대회를 마감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다행히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RMC 스포츠' 소속 파브리스 호킨스 기자에 따르면 골절은 맞지만, 검진 결과 수술할 필요까진 없다는 의사 소견이 나왔다.
이제 음바페는 안면 보호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장을 누빌 예정이다. 그는 이론적으로는 네덜란드와 조별리그 2차전에도 출전할 수 있지만, 선수 보호 차원에서라도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바페는 폴란드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미 프랑스가 조 1위를 확정 지으면서 여유로운 상황이라면 굳이 무리하지 않을 수도 있다.
프랑스축구연맹(FFF)도 공식 입장을 내놨다. FFF가 밝힌 바에 따르면 음바페는 수술대에 오르는 대신 며칠간 특별 치료를 받는다. 동시에 그를 위한 보호 마스크도 제작되고 있다. 음바페의 네덜란드전 출전은 아직 미지수지만, 그는 일단 대표팀에 복귀하기로 했다.
음바페도 직접 마스크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소셜 미디어에 "마스크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는가?"라는 글과 함께 땀 흘리며 난처하게 웃는 이모지를 게시했다. 마스크를 쓰고서라도 경기에 뛰겠다는 의지를 유머로 풀어낸 것. 팬들은 일제히 음바페를 닮은 것으로 유명한 닌자거북이 마스크를 추천하는 중이다.
[OSEN=도하(카타르), 박준형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4일 카타르 알 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를 상대로 ‘카타르 월드컵 2022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16강 진출에 도전한다.후반 한국 손흥민이 마스크를 만지고 있다. 2022.11.24 /[email protected]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 역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출전한 경험이 있다. 그는 2022년 11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경기를 치르던 중 안와골절상을 입어 수술대에 올랐다. 음바페와 비슷하게 상대 수비 어깨에 얼굴을 세게 부딪혔다.
월드컵을 고작 한 달 앞두고 생긴 큰 부상. 그럼에도 손흥민은 "1%의 가능성만 있다면 앞만 보고 달려가겠다"라며 의지를 불태웠고, 결국 보호 마스크를 착용하고 월드컵 무대를 누볐다. 그리고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황희찬의 극적인 역전골을 도우며 한국의 기적 같은 16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손흥민은 월드컵을 마치고 토트넘에 복귀한 뒤로도 한동안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다. 그는 마스크가 시야를 가린다고 어려움을 고백하기도 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팀을 도왔다. 어느 정도 회복한 후로는 득점 후 마스크를 집어던지거나 경기 막판 마스크를 갑자기 벗고 뛰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마스크 투혼을 펼친 선수는 손흥민뿐만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빅터 오시멘(나폴리)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지 오래지만, 계속해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뛰는 중이다. 이외에도 페르난도 토레스(은퇴)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 요슈코 그바르디올(맨체스터 시티) 등이 마스크를 쓰고 활약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