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에 인종차별 발언, 아시아인 전체 모독”…서경덕 교수, EPL에 강력항의
지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6차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경기 종료 후 그라운드를 돌며 축구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소속팀 선수에게 인종차별을 당해 국내외로 논란인 가운데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항의에 나섰다.
17일 서 교수는 “이번 일은 손흥민 뿐만 아니라 아시아인 전체를 모독하는 발언”이라며 EPL 사무국과 토트넘 포함 EPL 전 구단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토트넘 구단은 벤탄쿠르에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만 한다. 이를 계기로 EPL 모든 구단에서 다시는 인종차별이 재발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어야 할 것”이라며 “전 세계 축구 팬들은 이번 사태에 대한 명확한 후속 조치를 기다리고 있다. 어서 빨리 현명한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EPL 사무국 및 토트넘 등에서 신속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FIFA에도 고발할 예정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4일 토트넘 소속선수 벤탄쿠르가 우루과이 방송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해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을 내뱉은 것이었다.
당시 벤탄쿠르는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줄 수 있나”는 진행자의 질문에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른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다”고 실언했다.
이는 손흥민을 포함한 아시아인의 얼굴이 모두 비슷하게 생겼다는 발언이다. 주로 유럽 및 남미 지역에서 동양인을 비하할 때 쓰는 표현을 방송 매체에서 언급한 것이다. 이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내외로 퍼지며 크게 논란이 됐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에 “쏘니,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내가 한 말은 확실히 나쁜 농담이었다”며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니다. 사랑한다”고 해명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도 “벤탄쿠르가 SNS에 유포된 영상으로 엄청난 비판을 받자 손흥민에게 사과 메시지를 올렸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현재 벤탄쿠르의 사과문은 찾아볼 수 없다. 하루 뒤면 사라지는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려 지금은 잘못한 행동에 책임지는 모습을 엿볼 수 없다.
국내는 물론 영국까지 떠들썩한데 토트넘이 조용해도 너무 조용하다. 이에 축구팬들 또한 의아함을 내비치며 비난하고 있다.
평소 토트넘은 인종차별 반대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지난 2021년 손흥민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을 때 “우리 선수 중 한 명이 혐오스러운 인종차별을 겪었다. 구단은 EPL과 함께 조사를 거쳐 가장 효과적인 조처를 할 것이다. 손흥민을 지지한다”고 성명서를 발표할 정도였는데 지금은 팀 내 발생한 일이라 그런지 묵묵부답인 상황이다.